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쌍둥이 실험했더니…채식이 심혈관 건강 개선에 효과

등록 2023-12-23 09:12수정 2023-12-24 09:40

8주 후 나쁜 콜레스테롤·인슐린·체중 감소 뚜렷
채식의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 실험에 참가한 쌍둥이 세쌍. 스탠퍼드대 제공
채식의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 실험에 참가한 쌍둥이 세쌍. 스탠퍼드대 제공

어떤 질환이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유발한 원인이 유전자에 있는지 또는 생활 환경에 있는지 알아보려 할 때 사용하는 연구 방법 가운데 하나가 쌍둥이 실험이다. 똑같은 유전자 구성을 갖고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를 비교해 보면 환경 요인의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어떤 식생활 습관이 건강에 더 좋은 효과를 내는지도 쌍둥이 실험을 하기에 좋은 연구 과제로 볼 수 있다.

고기를 적게 먹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들간의 유전적 차이나 생활 환경 및 습관 등의 요인 때문에 식단이 끼치는 영향만을 따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전자 구성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생활 환경이나 방식도 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장애물을 걷어낼 수 있다.

비건(완전 채식)이 잡식보다 심혈관 건강을 크게 개선해준다는 쌍둥이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진은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비건이 단 8주만에 심혈관 건강을 유의미하게 개선해준다는 사실을 확인해 미국의학협회(AMA)가 발행하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단 8주만에 채식이 심혈관 건강 지표를 크게 개선시켜줬다는 쌍둥이 비교 실험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단 8주만에 채식이 심혈관 건강 지표를 크게 개선시켜줬다는 쌍둥이 비교 실험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연구진은 우선 쌍둥이 실험에 동의한 사람들 가운데 심혈관 질환이 없는 일란성 쌍둥이 22쌍을 선정했다. 쌍둥이의 4분의 3은 실험 시작 당시에도 같은 집에 살고 있었다. 연구진은 각 쌍에게 2022년 5~7월 8주 동안 완전 채식 식단과 잡식성 식단을 나눠 제공했다.

두 식단은 일단 채소, 콩류, 과일, 통곡물, 설탕과 정제 전분이 없는 음식을 기본으로 구성한 점에서는 똑같았다. 다만 비건 식단에선 육류와 달걀, 우유 같은 동물성 식품을 제외했다. 잡식성 식단에는 닭고기, 생선, 달걀, 치즈, 유제품 등을 포함시켰다.

첫 4주 동안은 하루 3회 총 21끼의 준비된 음식을 제공했고, 후반 4주 동안은 실험 참가자들이 영양사의 지도 아래 직접 식단을 구성했다. 참가자 44명 중 비건식 1명을 제외한 43명이 실험을 마쳤다.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채식을 한 사람들은 실험 전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와 인슐린, 체중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픽사베이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채식을 한 사람들은 실험 전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와 인슐린, 체중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픽사베이

심혈관 건강에 가장 중요한 세가지는?

실험 전과 중간, 종료 후 참가자들의 혈액을 각각 채취해 비교 분석한 결과, 첫 4주 동안 완전 채식을 한 사람들의 심혈관 건강 지표가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 참가자들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과 인슐린 수치, 체중이 잡식 참가자들보다 크게 낮아졌다.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의 경우 비건 참가자들은 110.7㎎/dL에서 95.5㎎/dL로 크게 낮아진 반면, 잡식 참가자들은 118.5㎎/dL에서 116.1㎎/dL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건강 기준 수치는 100㎎/dL 미만이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가드너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은 대부분 건강한 사람들이어서 개선의 여지가 적었다”며 “기본 수치가 높았다면 더 큰 변화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식 참가자들은 또 공복시의 인슐린 수치도 약 20% 감소했다. 공복시의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채식 참가자들은 체중도 잡식 참가자들보다 평균 1.9㎏ 더 줄었다.

가드너 교수는 “채식 참가자들은 실험에서 심혈관 건강 개선에 가장 중요한 세가지 사항을 실천했다”며 “그 세가지는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것, 체중을 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완전 채식을 하지는 않더라도 채식의 비중을 조금 더 높이면 건강이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채식은 장내 미생물 증가, 텔로미어 손실 감소를 유발해 신체의 노화도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부분에 있는 DNA 조각으로, 노화가 진행될수록 짧아진다.

*논문 정보

doi:10.1001/jamanetworkopen.2023.44457

Cardiometabolic Effects of Omnivorous vs Vegan Diets in Identical Twins. JAMA Netw Open(2023)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미국·일본 달 착륙선, 한 로켓 타도 도착시간 석달 차… 왜? 1.

미국·일본 달 착륙선, 한 로켓 타도 도착시간 석달 차… 왜?

커피 애호가 몸엔 이 박테리아 8배 많아…카페인 때문은 아니다 2.

커피 애호가 몸엔 이 박테리아 8배 많아…카페인 때문은 아니다

과일·가공식품 속 과당, 암세포 증식 돕는다…어떻게? 3.

과일·가공식품 속 과당, 암세포 증식 돕는다…어떻게?

지난가을 왔다 멀리 가버린 ‘미니 달’…실제 달의 분신이었다 4.

지난가을 왔다 멀리 가버린 ‘미니 달’…실제 달의 분신이었다

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5.

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