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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세포 시계’ 되돌려라 ‘줄기세포’ 나온다

등록 2008-07-09 18:49수정 2008-07-09 19:23

‘세포분화의 시계’ 어떻게 되돌리나
‘세포분화의 시계’ 어떻게 되돌리나
세포치료술 원천물질인 줄기세포 생성법 다각화
브로콜리·버섯 등 식물 이용한 역분화 연구 활발
세포치료용 줄기세포 만들기
세포치료용 줄기세포 만들기
망가진 세포를 새 세포로 바꿔 병을 고치려는 ‘세포치료술’의 원천물질인 줄기세포. 그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이 다각화하고 있다. 성체세포나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에 이어, 이른바 ‘세포분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분화가 다 끝난 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리거나 다른 분화 세포로 만드는 역분화 연구가 국내에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세포의 역분화는 지난해 일본 야마나카 교수 등이 ‘이미 분화된 세포도 줄기세포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이래 크게 주목받아 왔다. 그는 역분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4개를 바이러스에 실어 피부세포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바이러스와 유전자를 쓴 탓에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바이러스와 유전자를 대체하는 대안의 역분화 연구도 계속돼 왔다.

국내에선 정부 지원을 받는 세포 응용연구 사업단(단장 김동욱 연세대 교수)을 중심으로 최근 역분화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새로운 성과들이 기대된다. 더러는 아주 새로운 방식의 역분화까지 선봬 국제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식물 성분의 화합물을 써서 줄기세포를 얻는 방식이다. 최근 강수경 부산대 의대 교수는 지방세포를 역분화해 ‘부분 줄기세포’를 만들고, 다시 이것을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브로콜리 식물 성분에서 찾은 천연 화합물인 셀레니움으로 세포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역분화를 일으켰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방세포를 ‘분화의 기점’인 원시 줄기세포 단계까지 되돌린 다음에 다시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원시 줄기세포의 단계를 사실상 건너뛰어 지방세포를 신경세포로 바꾸는 ‘다른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부분 역분화’만으로도 세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셀레니움은 주로 세포 성장을 촉진하거나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로 알려졌는데, 연구팀은 그 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지방세포에 자극을 주어 역분화를 일으켰다. 무엇이 ‘세포 시계’를 되돌렸을까? 강 교수는 “역분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들은 사실 모든 세포들 안에 존재하며 단지 잠자고 있을 뿐”이라며 “이 화합물이 잠자는 유전자를 깨워 활성화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브로콜리 말고도 마늘, 상황버섯, 생강 같은 식물의 천연 화합물을 이용해 세포를 역분화할 수 있는지, 배아 줄기세포 정도의 원시 세포까지 만들 수 있을지 연구 중”이라며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포 분화의 시계를 되돌리는 데엔 화합물 외에 다른 방법들도 시도된다. 황동연 포천중문의대 교수는 “야마나카 교수의 연구로 어떤 유전자들을 깨우면 역분화가 일어나는지 확인됐다”며 “역분화를 켜는 ‘유전자 스위치’가 분명해지면서 이런 스위치들을 켜는 단백질이나 화합물을 찾는 연구가 국내에서도 여러 갈래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여러 유전자 스위치들 가운데 핵심이 될 만한 ‘숨은 마스터 유전자’를 찾는 연구나, 유전자 삽입 때 운반체로 쓰는 바이러스를 좀 더 안전한 것으로 바꾸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치료용 세포를 만들 때 원시 줄기세포의 단계를 꼭 거칠 필요가 있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동욱 세포 응용연구 사업단장은 “예컨대 세포치료용 신경세포를 만들 때 ‘지방세포→원시 줄기세포→신경세포’의 긴 단계를 다 거칠 필요 없이 ‘지방세포→부분 역분화(부분 줄기세포)→신경세포’로 가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발암 위험이 있는 원시 줄기세포를 거치지 않아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분화 연구자인 유승권 고려대 교수(생명공학부)는 “성체·배아 줄기세포건 역분화 줄기세포건 모든 줄기세포 연구들이 저마다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며 “여러 갈래의 길은 점점 더 많아지고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라는 종착지는 더욱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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