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천문의 해’ 로고
2009년 과학계에는 무슨 일들이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오고 있다. 새해 2009년에는 진화론의 거두인 찰스 다윈의 탄생 200돌과 근대 과학의 초석을 닦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측 망원경 발명 400돌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진화론과 천문학이 우리에게 무엇인지’ 되짚어 보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린다. 국내에선 한국 첫 우주발사체가 과학기술위성을 싣고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국제우주대회가 열리는 등 우주과학 일정도 줄지어 있다.
갈릴레오 망원경 발명 400돌·다윈 탄생 200돌 행사 다채
‘개인 유전체’ 관심고조 전망…11월엔 세계과학자대회
■ 유엔 지정 ‘세계 천문의 해’ 새해는 유네스코와 국제천문연맹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astronomy2009.org, astronomy2009.kr)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고급스런 놀잇감으로 여겨졌던 망원경의 성능을 개량해 만든 20배율 망원경으로 달의 표면과 태양 흑점, 목성의 4개 위성 등을 처음 발견한 것을 기념하고 지난 400년 동안 발전한 인류의 천문 지식을 펼쳐 보고 나누려는 행사다. 1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천문의 해’ 공식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100시간 동안 각국 천문대와 관측 행사장을 잇는 천문 이벤트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100시간 천문학’(4월2~6일), 40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썼던 수준의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데 지구촌 1천만명이 참여하도록 하는 ‘갈릴레오 망원경 프로젝트’ 등 행사가 1년 내내 지구촌에서 펼쳐진다.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지 40돌 되는 때이자 보기 드물게 큰 규모의 일식 현상도 예정돼 천문에 관한 관심이 여느 해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새해는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 80돌 되는 해이기도 하다.
10월엔 우주과학 분야의 최대 행사인 국제우주대회(IAC)가 대전에서 열린다.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은 “미국항공우주국을 비롯해 각국 우주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지구촌 우주과학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윈이 바꾼 150년’ 기념 다채
진화를 과학이론으로 체계화한 다윈(1809~82)의 탄생 200돌이자 그의 역작 <종의 기원>이 출간된 지 150돌 되는 새해에는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진화론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들이 열린다. 다윈 진화론은 자연에서 우연히 생기는 돌연변이가 변화하는 자연 환경에 적응해 선택되는 방식(‘자연선택’)으로 생물이 진화한다는 가설을 제시해,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학과 예술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기념 행사는 다윈의 탄생일인 2월12일 무렵부터 <종의 기원> 출간일인 11월22일 무렵까지 이어진다. 진화론 연구자인 장대익 동덕여대 교수는 “진화론 대가들이 8월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열리는 다윈 페스티벌에 모일 예정이어서 세계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다윈과 진화론을 다룬 출판물이 쏟아지고 특집학회들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위성발사체 첫 발사, 핵융합 새 도전
국내에선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Ⅰ) 발사가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와 한국의 준비 지연으로 일정이 새해 2분기로 늦춰졌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1월에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한 뒤 구체적 발사 일정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경험으로 볼 때 우주발사체의 첫 발사는 실패 확률이 높아, 한국의 첫 발사가 단번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국내 처음으로 3만6천㎞ 상공의 정지궤도에 오르는 통신해양기상 위성(COMS)은 발사 일정이 조금 늦춰져 하반기에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된다.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한국형 핵융합실험로 ‘케이스타’(KSTAR)는 지난 7월 실험로의 정상 가동을 확인한 데 이어, 새해엔 실제 초고온 핵융합을 하는 데 필요한 3.5테슬라의 고자기장을 구현하는 실험에 도전한다.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 케이스타단장은 “이번 실험은 국제핵융합로(ITER) 연구팀도 참여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 변화와 전진의 ‘2009 연구현장’
새해엔 ‘개인 유전체’(퍼스널 게놈) 연구가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사의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인간유전체연구소장)는 “크게 발전한 유전체 해독·분석 기술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여러 연구 결과와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최대 뉴스’의 하나로 꼽혔던 인공줄기세포(iPS)가 맞춤형 세포치료 분야에서 얼마나 발전할지도 주목된다. 김동욱 연세대 교수(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는 “오바마 미국 차기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 규제를 완화할 방침인데다 손상된 척수를 배아줄기세포로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새해엔 줄기세포 연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장 나 멈춰선 ‘빅뱅 머신’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7월 재가동에 나선다. 재가동에 성공하면 첫 실험 결과에 세계의 눈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 정체를 밝히려는 실험으로, 국내에선 김수봉 서울대 교수가 영광 원전 부근의 작은 산에 만들고 있는 지하 실험시설이 연말에 완공된다. 김 교수는 “1월에 지하터널이 갖춰지면 이미 개발한 중성미자 검출장치(10m 높이)를 설치하는 작업을 벌인다”며 “우주대폭발 때 대량 생성됐던 중성미자의 성질이 밝혀지면 초기 우주 구조의 형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식과 미래’ 세계과학자대회
1999년 세계과학자대회가 열린 지 10주년을 맞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선 세계과학자대회가 11월에 열린다. ‘세계과학포럼’(www.sciforum.hu)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지식과 미래’다. 여러 나라들이 대표단을 보낼 것으로 보여 과학자사회의 최대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환석 국민대 교수(유네스코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는 “유네스코가 함께 여는 공식 국제 행사로 치러질 것”이라며 “국내 과학단체와 정부도 대회 참석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개인 유전체’ 관심고조 전망…11월엔 세계과학자대회
■ 유엔 지정 ‘세계 천문의 해’ 새해는 유네스코와 국제천문연맹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astronomy2009.org, astronomy2009.kr)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고급스런 놀잇감으로 여겨졌던 망원경의 성능을 개량해 만든 20배율 망원경으로 달의 표면과 태양 흑점, 목성의 4개 위성 등을 처음 발견한 것을 기념하고 지난 400년 동안 발전한 인류의 천문 지식을 펼쳐 보고 나누려는 행사다. 1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천문의 해’ 공식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100시간 동안 각국 천문대와 관측 행사장을 잇는 천문 이벤트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100시간 천문학’(4월2~6일), 40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썼던 수준의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데 지구촌 1천만명이 참여하도록 하는 ‘갈릴레오 망원경 프로젝트’ 등 행사가 1년 내내 지구촌에서 펼쳐진다.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지 40돌 되는 때이자 보기 드물게 큰 규모의 일식 현상도 예정돼 천문에 관한 관심이 여느 해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새해는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 80돌 되는 해이기도 하다.
10월엔 우주과학 분야의 최대 행사인 국제우주대회(IAC)가 대전에서 열린다.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은 “미국항공우주국을 비롯해 각국 우주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지구촌 우주과학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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