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간 장기이식용’ 미니 돼지 ‘지노’
사람에 거부반응 일으키는 유전자 일부 없애
제거할 부분 아직 많아…10년안 상용화 목표
제거할 부분 아직 많아…10년안 상용화 목표
사람한테 치명적인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 일부를 없앤 뒤 복제한 ‘이종간 장기이식용’ 미니 돼지가 국내 처음으로 생산됐다. 나라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교육과학기술부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단장 임교빈 교수)은 22일 “생명공학연구원·축산과학원과 단국대·건국대·전남대 연구팀이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의 원인 유전자 일부를 제거한 복제 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태어난 이 수컷 돼지엔 ‘지노’(사진)라는 이름이 붙었다.
돼지 장기는 사람 것과 비슷해 점점 늘고 있는 장기이식 수요자들을 위한 대체 장기로 주목받아 왔는데, 다른 동물 종(원숭이)에 이식한 직후에 치명적인 급성 면역 거부를 일으켜 이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번에 연구팀은 미니 돼지의 체세포에서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알파갈 전이 효소’ 유전자 2개 중 하나를 없앤 다음, 동물 복제기술로 유전형질을 바꾼 미니 돼지를 생산했다. 미니 돼지는 사람 체중에 맞춰 다 자라도 80㎏ 급이다.
임교빈 단장은 “미국 연구팀이 알파갈 유전자를 없앤 복제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한 실험에서 6개월 생존 기록을 확인한 바 있다”며 “10년 안에 상용화 단계까지 나아갈 것으로 보며 이번 연구는 우리도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앞으로 췌도·심장판막·심장 등 이식용 돼지 장기의 실용화와 복제돼지의 대량생산 연구를 보건복지가족부·농촌진흥청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종간 장기이식’의 실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면역학과 수의학을 연구하는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간 면역 거부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더 많고 그런 유전자들 중 하나가 제거된 것”이라며 “실용화를 쉽게 기대하기는 아직 섣부르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암컷 복제돼지를 생산하고 2011년께 원숭이한테 복제돼지의 장기를 이식하는 임상 실험을 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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