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서정선 교수 연구팀 ‘네이처’에 발표
한국인 남녀의 개인 유전체(게놈)가 매우 높은 정밀도로 해독됐다.
서정선(사진) 서울대 의대 교수(유전체의학연구소장)는 8일 “30대 한국인 남자의 게놈 염기서열을 해독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8일치 온라인판에 발표하며, 20대 여자의 게놈도 해독을 끝내고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처> 논문엔 서울대 연구팀과 ㈜마크로젠,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 등에서 45명이 참여했다. <네이처>엔 지난해 백인, 아프리카인, 중국인의 게놈 분석결과가 발표됐으며 이번이 네번째다. 서 교수는 “중국인 게놈이 남방계 아시아인의 것이며 이번 한국인 게놈이 북방계 아시아인의 것이라는 점에서, 이제 주요 인종의 게놈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가천의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원장 김성진)과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센터장 박종화)가 한국인 남자(김 원장)의 게놈을 해독해 공개하고 최근 국제학술지 <게놈 리서치>에 이를 발표했으나, 당시엔 7.8배수 염기서열 분석법을 쓴 데 견줘 이번엔 30배수 분석으로 높은 정밀도를 구현했다.
이번 연구에선 개인 유전자의 세세한 특성이 분석되진 않았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단서도 나왔다. 연구팀은 “이른바 ‘음치 유전자’를 발굴했으며 특정 약물의 독성에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세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다른 인종들의 게놈과 비교해보면, 냄새·시력과 관련한 유전자에서 변이가 공통으로 나타나 인간의 후각·시각이 퇴화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체의학연구소는 최근 아시안게놈센터를 세워 아시아인 100명의 게놈을 해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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