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는 성공했는데…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오후 5시께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채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를 떠나 하늘로 치솟아오르고 있다. 나로호는 성공적으로 발사됐지만, 목표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고흥/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예정고도 벗어나 정상궤도 진입 실패
발사뒤 로켓·위성 분리 ‘절반은 성공’
발사뒤 로켓·위성 분리 ‘절반은 성공’
우주의 문은 절반쯤 열렸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과학기술위성을 목표했던 궤도에 올리진 못했지만 직전 단계까지의 임무를 모두 수행하며 짧은 첫 우주비행을 경험했다.
25일 오후 5시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러시아 기술진은 두 나라 합작으로 개발한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Ⅰ)에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어 발사했으나, 위성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는 데엔 실패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발사 1시간여 뒤에 연 기자회견에서 “1단 엔진과 킥모터(2단 로켓)는 모두 정상 작동했으나 과학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올려보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원인 규명을 위해 한-러 공동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 기술진은 추적망에서 사라진 위성의 궤적을 추적해 교신을 시도하는 작업을 함께 벌이고 있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은 “고도 340여㎞에서 위성이 분리돼 이 점을 이상하게 생각해 위성 분리 이후의 데이터를 분석중”이라며 “부분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단 로켓이 위성을 제 궤도에 진입시키려면 위성을 고도 306㎞에서 분리해야 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 쪽은 이날 “첫 시도치고 굉장한 성공”이며 “러시아는 성공, 한국은 부분적 성공”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나로호의 정상 궤도 진입 실패와 관련해 “비록 정상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며 “이번 시도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동안 나로호 발사를 위해 밤낮없이 연구개발에만 전념해온 항공우주 과학기술자들을 더욱 격려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기술진이 만든 2단 로켓의 위성 분리 단계에서 목표 궤도를 벗어남으로써 한국 쪽은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일부에선 정상적으로 1·2단이 분리되고 2단이 점화 단계까지 거쳤다는 점에서 2단 로켓의 ‘유도조정 능력’을 뺀 나머지를 우주 공간에서 처음으로 검증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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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기술진은 한-러 계약에 따라 실패 원인을 조사한 뒤 내년께 나로호의 2차 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한-러 비행시험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발사 시각을 ‘오후 5시’로 결정했으며, 발사 15분 전인 4시45분께부터 자동발사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이날 나로우주센터 주변에는 우리나라의 첫번째 우주발사체의 발사 장면을 보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으며, 고흥군 곳곳에선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나로호의 안전한 발사를 위해 보안·경계 관련 15개 기관에서 1900여명을 동원해 육상과 공중, 해상 통제 활동을 펼쳤다. 고흥/김민경, 오철우 황준범 기자 cheolwoo@hani.co.kr
앞서 한-러 비행시험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발사 시각을 ‘오후 5시’로 결정했으며, 발사 15분 전인 4시45분께부터 자동발사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이날 나로우주센터 주변에는 우리나라의 첫번째 우주발사체의 발사 장면을 보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으며, 고흥군 곳곳에선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나로호의 안전한 발사를 위해 보안·경계 관련 15개 기관에서 1900여명을 동원해 육상과 공중, 해상 통제 활동을 펼쳤다. 고흥/김민경, 오철우 황준범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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