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된 애완용 수입 청개구리. 이항 교수 연구 팀 제공
야생·수입종 개구리 6종 33마리 감염…생태계 주의보
지구촌 양서류의 감소와 멸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항아리곰팡이‘ 병원체가 국내 생태계에서도 처음으로 검출됐다.
이항 서울대 수의학 교수 연구 팀은 20일 “2007년부터 2년 동안 야생 개구리 13종 347마리와 애완용 수입 개구리 14종 52마리의 몸에서 얻은 검삿감을 유전자 검사법으로 분석해보니, 6종 33마리에서 항아리곰팡이가 검출됐다”며 “양서류에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는 이 곰팡이가 국내에서 검출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선 두꺼비, 청개구리, 황소개구리, 옴개구리 등 야생종 31마리와 수입종 청개구리 2마리가 이 곰팡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수생 생물 질환> 최신호에 발표됐다.
항아리 모양을 한 항아리곰팡이는 양서류 피부에 있는 ‘케라틴’ 성분을 먹고 자라는데, 이 곰팡이에 민감한 양서류는 피부 호흡 곤란 등으로 90%가량 폐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연구 팀의 박세창 교수는 “(곰팡이 먹잇감인) 케라틴층이 얇은 국내 서식 개구리들의 폐사율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감염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993년 처음 보고된 항아리곰팡이병의 피해 사례로는 1990년대 파나마에서 빠르게 퍼져 황금개구리 90%가 절멸한 일이 대표로 꼽히고 있다.
연구자들은 생태계에서 곤충 수를 조절하는 양서류 수가 크게 줄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사람·가축의 질병과 농작물 피해도 늘 수 있어 국내 실태를 정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항 교수는 “국내 양서류 종별로 곰팡이병을 잘 견디는지, 어떤 종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연구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12종의 토종 개구리와 1종의 외래종 개구리, 5종의 도롱뇽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금개구리와 맹꽁이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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