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간 커뮤니케이션’ 방식 연구
건드림 자극에 옥수수 성장전략 변화
땅위 자극→땅속 소통→주변에 신호
건드림 자극에 옥수수 성장전략 변화
땅위 자극→땅속 소통→주변에 신호
건드림 자극에 의해 이웃한 식물들 간에 일어나는 땅위의 상호작용은 땅속 뿌리들 간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준다. 출처 스웨덴농업과학대학 제공
옥수수도 빽빽한 밀집 환경에 놓여 있으면 이를 감지해 성장을 촉진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지상에서 서로 부대낄 때에 성장을 촉진하는 옥수수의 땅속 뿌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상의 자극에 의한 성장 전략의 변화가 땅속 뿌리에서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을까?
어린 옥수수 묘종의 잎사귀를 가볍게 건드리는 기계적 자극을 계속 가했더니, 그 옥수수 뿌리에서도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성장전략 변화의 신호를 다른 옥수수 종들에게로 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간단한 건드림의 자극도 식물간 커뮤니케이션의 신호가 되어 그런 상호작용이 땅속 뿌리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나무들은 주변의 식물과 닿으면 이를 회피해 가지치기 한 듯이 성장 전략을 택한다.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진은 어린 옥수수 묘종의 잎사귀를 날마다 몇 분씩 툭툭 치는 스트레스 자극을 가했다. 그랬더니 건드림 자극을 주지 않은 어린 옥수수 묘종에 비해, 건드림 자극을 받은 옥수수 묘종의 잎사귀 성장이 두드러지게 촉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잎사귀가 커진 대신에 뿌리 성장은 줄어들었다. 이런 결과는 건드림 자극으로 인해 옥수수의 성장 전략이 바뀌어, 옥수수의 성장 자원이 잎사귀에 많이 할당되고 뿌리에는 적게 할당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건드림 자극으로 인해 옥수수의 생체총량(바이오매스)을 어떻게 할당할지 그 전략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성장 전략의 변화는 땅속 뿌리에서 분비하는 화학물질의 변화를 통해서도 이루어졌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연구진은 건드림 자극을 받은 옥수수 묘종이 있던 수경재배 성장액에다 새로운 옥수수 묘종을 이식했더니 건드림 자극을 주지 않았는데도 새로 이식된 옥수수 묘종에서 건드림 자극을 받은 묘종과 마찬가지로 잎사귀의 두드러진 성장이 나타났다고 한다. 뿌리에서 분비된 화학물질이 일종의 성장 촉진을 일으키는 커뮤니케이션 신호가 된 셈이다. 건드림 자극을 받는 옥수수 묘종과 성장액을 공유한 다른 옥수수 묘종에서도 더 많은 성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잎을 적당히 건드려주면 식물 바이오매스의 할당 전략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분비되는 화합물의 화학성분도 바뀔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된 바 있다”면서 “우리 연구결과는 건드림 자극에 의한 지상의 식물간 커뮤니케이션이 건드림 자극을 받지 않은 근처 식물에도 땅속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돼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식물의 땅속 커뮤니케이션이 지상의 기계적 자극에 의해서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을 종합하면, 식물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는 땅위의 자극이 보이지 않는 땅속 뿌리들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다른 식물에 전해져 같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인데, 특히 이번 연구는 식물 잎사귀를 톡톡 건드려주는 간단한 자극도 이런 식물 커뮤니케이션의 두드러진 신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논문 초록 (우리말 번역)
식물은 이웃한 식물의 존재를 감지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성장 행동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비생물적 스트레스가 이웃의 감지를 어느 정도나 매개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단순한 기계적 자극(가벼운 건드림)에 노출된 옥수수 묘종들과 땅속에서 상호작용 할 때 나타나는 옥수수 묘종의 순응 반응을 검사했다. 시험 대상의 옥수수 묘종은 건드림 자극을 받는 다른 옥수수 묘종과 수경재배 성장액을 동시 공유하거나. 또는 이미 건드림 자극을 받았던 옥수수 묘종의 성장액에 이식되었다. 우리는 새로 발아되는 묘종들의 성장이 건드림 자극을 받은 식물의 성장액(T-성장액)를 선호하는지, 또는 건드림 자극을 받지 않은 식물의 성장액(C-성장액)을 선호하는지를 시험했다. 새로 발아된 묘종의 1차 뿌리들은 T-성장액보다는 C-성장액 쪽으로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T-성장액에 이식한 식물은 뿌리보다 새싹에다 더 많은 바이오매스(생체총량)를 할당했다. 건드림 자극을 받은 식물과 성장액을 동시 공유한 식물에서는 더 많은 바이오매스가 만들어졌다. 이런 결과는 이웃식물에 대한 식물 반응이 이웃식물에 가해지는 지상의 비생물적 스트레스에 의해 변화될 수 있음을 입증하며 반응의 변화가 땅속의 상호작용에 의해 매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PLoS ONE,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9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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