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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사이언스온

시속 140km로 튀는 빗방울 힘을 빌려 씨앗 퍼트리기

등록 2012-12-20 15:11수정 2012-12-20 15:16

꽃의 비대칭 굴곡면은 물방울이 퍼져나가는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집중시켜 한 방향으로 빠르게 물방울이 튈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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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씨앗을 더 많이 더 멀리 퍼트리는 여러 방법을 자신의 생명체에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동물의 먹잇감이 되거나 바람을 이용하거나 동물 몸에 달라붙어 씨앗을 널리 퍼뜨리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왔지요. 그런데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방법 하나가 바로 ‘튀는 빗방울을 이용한 번식 방법’입니다.

오늘 뉴스의 주인공은 바로 정글이나 사막에 사는 원뿔형 꽃 모양의 식물(splash-cup plant)들입니다. 이런 식물들은 평균 길이가 12 센티미터로 키 작은 식물입니다. 하지만 이 식물은 원뿔 형태의 꽃과 떨어지는 빗방울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식물 길이의 10배에 달하는 1 미터 이상 먼 곳까지 씨앗을 퍼트립니다.

원뿔형 꽃이 빗물을 퍼트리는 역학적인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공과대학의 유체학 연구자 길러모 애머도(Guillermo Amador)와 연구진은 빗방울 크기와 같은 4 밀리미터의 물방울을 실제 꽃 그리고 꽃과 같은 원뿔형의 모형에 떨어뜨려 고속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보니, 빗방울은 하강 속도의 대략 5배에 이르는 속도(시속 144 킬로미터가량)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의 학술지(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를 통해 발표되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빗방울의 속도가 빨라져 물방울이 멀리 퍼져 나갈 수 있는 이유는 꽃 벽의 경사면과 꽃 내부의 비대칭 굴곡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뿔형 꽃 벽의 경사면은 물방울이 꽃에서 퍼져나갈 때 속도를 증가시킵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경사면의 각도가 40~45도일 때 물방울이 가장 멀리 퍼져 나간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아래 그림1). 또한 꽃의 비대칭 굴곡면은 물방울이 퍼져나가는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집중해 물방울이 한 방향으로 빠르게 튈 수 있게 합니다(아래 그림2). 실제로 대칭 굴곡면에서는 물방울이 사방으로 고르게 분산되어 빗방울이 떨어질 때와 거의 같은 속도로 퍼져나갑니다.

그림1. 꽃의 경사면에 따라 물방울이 퍼져나간 길이.

그림2. 비대칭 굴곡면에서 물방울이 튀는 모습.



이런 물방울 튀는 현상으로 인해 씨앗은 빗물과 함께 분출되어 식물의 모체에서 벗어나 멀리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는 소나기가 잦은 지역이나 계절별로 우기가 찾아오는 지역, 또는 폭포 주변에서 서식하는 식물이 번식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연구 결과에서는 식물이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 바람을 이용하도록 진화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나 장애물이 많은 지면 근처에서 서식하는 식물이나, 바람을 충분히 이용할 만큼 개체의 길이가 길지 않은 식물은 빗물에 의존해 씨앗을 퍼뜨릴 전략이 필요했다.” 논문의 제1저자 길리모 애머도의 해설입니다.

수현과 성은의 플러스 채팅

성은 : 사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은 오랜 동안 지상의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진화해 왔어. 자연계에 최적화된 멋진 설계물이라고 할 수 있지.

수현 : 그래서 생물체의 구조나 원리, 매커니즘을 이용한 자연모사공학(nature inspired technology)이 주목받고 있잖아. 거미줄을 모사한 나노섬유라던가, 게코도마뱀 발바닥의 구조를 응용한 흡착판, 물을 밀어내는 연꽃잎 표면 구조를 모사하여 만든 코팅 필름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

성은 : 그렇다면 원통형 꽃잎 구조는 어떻게 응용될 수 있으려나? 몇 년 전 프랑스에서 빗물을 이용한 전력생산의 가능성을 내비친 연구가 있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잘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수현 : 최근 국내에서는 압전 발전기술 특허출원이 활발하다고 하더라고~. 에너지를 한 뱡향으로 집중시키는 구조니까, 압전소자를 이용한 전력생산에 응용한다면 더 많은 역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겠다!

• '뉴스플러스' 는 사이언스온의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과학으로 세상의 감을 잡다)'의 회원인 김수현, 김성은 님이 주로 운영하는 뉴스룸 코너입니다. (→ '과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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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직장인
과학의 정직함을 신뢰하는 사람, 재미있는 과학과 멋진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전달하고 싶은 사람. 이메일 : cokes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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