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프린터로 만든 부품(사진 오른쪽)을 사용해 완성한 총기로 시험 발사를 하는 장면. 출처/ youtube.com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wuDCW_Rn5JI
■ 3차원(3D) 프린터로 ‘에이아르-15(AR-15)’ 플라스틱 총을 만들어 발사하는 실험을 담은 영상이 지난 2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되었습니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법학생인 코디 윌슨(Cody Wilson)이 동료와 함께 만든 ‘분산 방어(Defense Distributed)’라는 모임에서 제작한 이 총은 총알이 6발 발사된 뒤 두 동강 나며 부러졌습니다 (해외매체 기사1, 기사2). 여기에서 사용한 ‘3D 프린터’란 종이 인쇄물이 아니라 3차원 물체를 만들어 출력하는 프린터로, 디지털 설계 데이터를 입력하면 프린터에서 플라스틱이나 금속수지를 뿜어내면서 입체 구조물을 정확히 쌓아 올려 3차원 물체를 만들어냅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집에서도 쉽게 컵, 핸드폰 거치대 등 플라스틱 모형을 찍어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분산 방어’ 모임을 이끄는 윌슨은 지난 8월 초 동료들과 함께 ‘위키 무기 프로젝트(Wiki Weapons Project)’를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주된 목적은 총의 설계 데이터를 자신의 컴퓨터로 내려받아 누구나 3D 프린터로 총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윌슨은 약 100만 원에 살 수 있는 가정용 3D 프린터로도 총을 만들 수 있도록 데이터를 설계했습니다. 또한 3D 프린터용 설계 데이터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싱기버스(Thingiverse)에 총의 설계 데이터 파일을 올렸습니다. 이번 실험은 비록 작은 결함이 생겨 총이 부러지긴 했지만,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총의 설계 데이터를 내려 받아 3D 프린터로 찍어낸 뒤, 총을 조립해 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입니다. 더욱이 이는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총기 난사 사고가 잇따라 일어난 미국 사회에서는 더욱 더 큰 우려를 자아내는 일이겠지요.
▲ 현재 시중에서 파는 가정용 3D 프린터로는 '플라스틱' 모형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총구와 스프링 등 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여러 가지 금속 부품을 가정용 3D 프린터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가정용 3D 프린터만으로는 금속 총알이 발사되는 총의 완성품을 만들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 실험에서도 총의 손잡이와 방아쇠 부분만이 3D 프린터로 만들어졌으며, 나머지 부분은 미국의 시중에서 파는 총에서 얻은 부품을 조립해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총의 일련번호가 매겨지는 손잡이 부분을 3D 프린터로 찍어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경찰과 군이 총마다 고유의 일련 번호를 매겨 관리했지만, 3D 프린터로 총을 만들게 된다면 더 이상 국가에서 총을 관리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 ‘3D 프린터로 만드는 총’에 대한 위기 의식이 높아지자, 미국에서는 3D 프린터로 총을 만드는 것을 법과 제도로 막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에이아르-15’의 3D 설계 데이터가 오른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인 싱기버스(Thingiverse)에서는 데이터가 오른 지 일주일 만에 삭제되었습니다. 싱기버스에서는 3D 프린터용 무기 설계 데이터를 ‘모으고, 올리며, 전달하고, 보이거나, 퍼뜨리는’ 모든 것을 금지하고 나섰니다. 또한 문제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지 5일 만에 뉴욕 의원인 스티브 이즈라엘(Steve Israel)은 플라스틱 총을 금지하는 법을 갱신하도록 법안을 냈습니다. 플라스틱 총은 금속 탐지기나 엑스선 기계에 잡히지 않아 1988년 이후 이 법에 의해 금지되어 왔으나 법은 2013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김성은 어린이 과학잡지 <우등생과학> 기자
에코과학부 석사 과정을 졸업한 후, 현재 잡지사에서 일하며 어린이를 위 한 글을 쓰고 있다. 성인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만만한 글, 깨알같이 재미있고 참신한 글을 쓰는 것이 목표다. <초등과학 뒤집기 -호흡>, <초등과 학 뒤집기 -생태와 환경> 등을 썼다. 이메일 : time2write4@gmail.com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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