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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낯선기술 익숙한일상] 뉴턴의 사과, 사과의 뉴턴

등록 2021-08-08 18:29수정 2021-08-09 02:33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창업한 애플컴퓨터의 최초 로고. 사과나무 아래 뉴턴이 책을 읽고 테두리에는 워즈워스의 <서곡(The prelude)>의 한 구절을 인용해 ‘뉴턴, 홀로 낯선 상념의 바다를 영원히 항해하는 마음(Newton…A mind forever voyaging through strange seas of thought…alone.)’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창업한 애플컴퓨터의 최초 로고. 사과나무 아래 뉴턴이 책을 읽고 테두리에는 워즈워스의 <서곡(The prelude)>의 한 구절을 인용해 ‘뉴턴, 홀로 낯선 상념의 바다를 영원히 항해하는 마음(Newton…A mind forever voyaging through strange seas of thought…alone.)’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과일은 무엇일까? 성경, 신화, 과학, 예술, 대중문화는 물론이고 기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변곡점에는 유독 사과가 등장하는 순간이 많다. 흔히 ‘인류의 3대 사과’로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의 사과를 꼽곤 하지만, 파리스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 비틀즈의 사과, 애플사의 사과 등 역사를 바꾼 사과는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요즘 ‘사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보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애플일 것이다. 1976년 ‘애플 컴퓨터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애플의 첫 로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 입 베어 문 사과의 모양과는 사뭇 다르게 그림과 시로 만들어졌다. 곧 떨어질 것 같은 사과가 달려 있는 나무 아래에 한 사람이 책을 읽고 있고, 테두리에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서곡>의 한 구절을 인용해 ‘뉴턴, 홀로 낯선 상념의 바다를 영원히 항해하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애플의 첫 번째 로고에는 아이작 뉴턴과 사과나무가 등장한다.

애플컴퓨터가 1993년 출시한 ‘뉴턴 메시지패드’. 오늘날 스마트폰의 원형이 된 제품이다.
애플컴퓨터가 1993년 출시한 ‘뉴턴 메시지패드’. 오늘날 스마트폰의 원형이 된 제품이다.

1987년경, 애플은 ‘뉴턴’이라는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인터넷 검색, 어플리케이션, 터치 스크린, 음성 인식 기능,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 등 오늘날 스마트폰 기능을 구현한 제품이다. 1993년 출시된 이 기기의 명칭은 ‘메시지패드’였지만, 애플은 운영체제의 명칭인 ‘뉴턴’(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광고했고 많은 이들에게 ‘뉴턴 메시지패드'로 알려져 있다. 당시 900~1500달러라는 높은 가격에 비해 낮은 성능으로 5년 만에 단종됐지만, 뉴턴의 시도로 인해 2007년 아이폰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최근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필기 인식 기능도 당시에 이미 초기 구현되었으며, 지금의 모바일 기기에 빼놓을 수 없는 암(ARM) 프로세서도 뉴턴 프로젝트로 인해 개발이 시작되었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

뉴턴의 사과나무는 실제 뉴턴의 고향에 있는 과수원에서 전 세계로 분양이 되었고, 우리나라도 기증을 받았다고 한다. 애플의 뉴턴은 당시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의 자양분이자 출발점이 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의 일부가 되었다. 이처럼 세상을 바꾼 사과들은 모두 애플사의 첫 로고에 적힌 시처럼 낯섦을 두려워하지 않고 혼자서라도 미지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도전의 상징이다. 뉴턴의 사과, 사과(애플)의 뉴턴처럼 다음의 사과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등장해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지, 혹시 이미 주변에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은 아닌지 슬쩍 돌아보게 된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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