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공대 한국인 과학자 정순조 교수 연구팀 개발
4개 프로펠러와 하이힐 신은 듯한 두발 필요따라 교대로 사용
4개 프로펠러와 하이힐 신은 듯한 두발 필요따라 교대로 사용
![‘사이언스 로보틱스’ 10월호 표지에 실린, 비행하는 이족로봇 ‘레오’. 사이언스 로보틱스 ‘사이언스 로보틱스’ 10월호 표지에 실린, 비행하는 이족로봇 ‘레오’. 사이언스 로보틱스](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80/516/imgdb/original/2021/1013/20211013500956.jpg)
‘사이언스 로보틱스’ 10월호 표지에 실린, 비행하는 이족로봇 ‘레오’. 사이언스 로보틱스
![레오의 외형 구조. 발 뒤꿈치에 굽을 넣고, 머리에 보호용 헬멧을 씌운 것이 눈길을 끈다. 칼텍 제공 레오의 외형 구조. 발 뒤꿈치에 굽을 넣고, 머리에 보호용 헬멧을 씌운 것이 눈길을 끈다. 칼텍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57/571/imgdb/original/2021/1013/20211013500955.jpg)
레오의 외형 구조. 발 뒤꿈치에 굽을 넣고, 머리에 보호용 헬멧을 씌운 것이 눈길을 끈다. 칼텍 제공
보행 로봇과 비행 로봇의 장점 결합 키 75㎝, 몸무게 2.6㎏인 레오는 보행 로봇과 비행 로봇의 장점을 결합했다. 보행 로봇은 점프,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 인간이 이동하는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걷는다. 그러나 거칠고 험한 지형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비행 로봇이라면 이런 지형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그런데 비행을 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마냥 비행만 할 수는 없다. 평소엔 에너지가 덜 드는 보행이 실용적이다. 김규남 박사후연구원은 “다중모드로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은 사용 가능한 이동수단으로 적절하게 전환해가며 기존 로봇보다 효율적으로 까다로운 지형을 통과할 수 있다”며 “레오는 그 중에서도 비행과 이족보행이라는 두 가지 다른 영역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로봇 시스템에서는 없었던 방식이다. 정 교수는 “제트팩을 입은 인간이 이착륙할 때 다리와 발을 제어하는 방식과 레오가 프로펠러와 다리 관절을 제어하는 방식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외줄타기 하는 레오. 칼텍 제공 외줄타기 하는 레오. 칼텍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450/imgdb/original/2021/1013/20211013500950.jpg)
외줄타기 하는 레오. 칼텍 제공
걸을 때도 프로펠러 이용해 몸의 균형 유지 다중 이동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레오의 두 다리에는 관절이 3개씩 있으며 두 어깨에는 앞뒤로 모두 4개의 프로펠러가 달려 있다. 특히 발 뒤쪽에 높은 굽을 단 것이 눈길을 끈다. 마치 다리가 가느다란 새가 하이힐을 신은 듯한 느낌을 준다. 걷는 방식은 사람과 같다. 사람은 걸을 때 다리 위치와 방향을 조정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무게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킨다. 레오도 같은 방식을 쓴다. 프로펠러가 로봇이 걸을 때 몸의 균형을 잡아 똑바로 서도록 해주고, 다리 액추에이터는 다리 위치를 바꿔 로봇의 무게중심을 앞으로 이동시켜준다. 걷는 속도는 초당 최대 20㎝다. 프로펠러는 걸을 때뿐 아니라 미끄러운 표면을 이동하거나 외줄,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도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롤러보드를 타는 레오. 칼텍 제공 롤러보드를 타는 레오. 칼텍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428/imgdb/original/2021/1013/20211013500952.jpg)
롤러보드를 타는 레오. 칼텍 제공
고층 건물 벽이나 지붕 작업 등에 투입할 수도 연구진은 앞으로 무게를 더 많이 지탱하면서도 프로펠러의 도움을 덜 받는 튼튼한 다리를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로봇이 다리로 지탱하는 무게와 험한 지형을 걸어갈 때 프로펠러로 지탱해야 하는 무게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레오에 쓰인 기술은 비행기기의 착륙장치 시스템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예컨대 미래의 화성 헬기에 레오의 다리를 장착하면 경사진 곳이나 거친 지형 등 까다로운 장소에 착륙할 때도 동체가 쉽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고압선 검사, 교량이나 고층 건물 벽의 페인트칠, 건물 지붕 작업 등 거더기 높은 장소에서 해야 하는 위험한 작업에 사람 대신 투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