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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운하의 도시에 자율운항 보트가 떴다

등록 2021-11-02 09:59수정 2021-11-02 10:47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서 첫 시험 운항
수상택시·쓰레기수거 등에 활용 기대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시운항 중인 로보트. MIT 제공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시운항 중인 로보트. MIT 제공

운하 길이가 총 100km에 이르는 ‘운하의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자율운항 보트가 떴다.

연구진은 승객 수송, 쓰레기 수거, 화물 운송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데다 여러 척을 연결하면 임시 다리나 수상 무대 등 이동형 도시 인프라로서의 역할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보트(Roboat)란 이름의 이 자율운항 보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실(CSAIL)과 센서블시티연구실, 네덜란드 AMS연구소가 제품 개발을 시작한 이후 6년만에 완성한 것이다. MIT 연구진은 여러 차례 설계를 개선한 끝에 실제 운하에 투입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치고, 지난달 27일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시운항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길이 2미터의 중간 크기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운하는 도로처럼 신호등이나 교차로, 보행자 등의 변수가 없고 경로도 단순해 자율운항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로보트에 설치된 라이더.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것과 같다. 유튜브 갈무리
로보트에 설치된 라이더.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것과 같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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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대 연결해 임시 교량이나 수상무대도

배터리로 구동하는 로보트는 길이 4미터로 최대 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화물은 최대 1.5톤까지 실을 수 있다. 배터리는 최대 10시간 작동한다.

배들이 북적대는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안전하게 운항하려면 탐색, 인식, 제어 시스템이 잘 융합돼야 한다. 경로는 기본적으로 위성항법시스템(GPS)을 이용해 설정하지만, 가는 도중애 교량, 교각, 다른 보트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주변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보트에 라이더와 여러대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라이더는 레이저를 쏘아서 물체의 크기와 모양, 거리를 판단하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장비다.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 전경. 운하들이 동심원을 이루며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0년 암스테르담의 운하 구역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암스테르담시 트위터(https://twitter.com/AmsterdamNL/status/791601263138004992/photo/1)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 전경. 운하들이 동심원을 이루며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0년 암스테르담의 운하 구역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암스테르담시 트위터(https://twitter.com/AmsterdamNL/status/791601263138004992/photo/1)

다니엘라 러스 MIT 교수는 “인식, 탐색, 제어 시스템의 정밀성과 견고성이 실제 운항이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며 “보트의 탑승 인원에 맞춰 제어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조정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율운항 보트의 가장 인상적인 기능 가운데 하나는 래칭 메카니즘, 즉 잠금고리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트에 탑재된 소형 카메라가 특정 QR코드 인식을 이용해 보트를 부두나 다른 보트로 안내할 수 있다. 칼로 라티 MIT 교수는 “이 기능을 이용하면 다른 보트나 부두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한 임시 교량이나 수상 무대를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보트는 또 수상 택시만이 아닌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보트는 정해진 한 가지 용도로만 쓸 수 있도록 제작되지만 로보트는 동일한 선체 바닥에 화물 운송,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한 용도의 갑판을 올릴 수 있는 범용 디자인을 택했다.

로보트 갑판을 바꾸면 승객 수송,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MIT 제공
로보트 갑판을 바꾸면 승객 수송,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M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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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센터 요원 1인이 50대 모니터링 가능

이번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인 파비오 두아르테 교수는 “로보트는 선장 없이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일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안전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A급 자율성에 도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육상 제어센터에 있는 작업자는 로보트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한다. 한 사람의 작업자가 50대의 로보트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제작한 2척의 로보트로 앞으로 쓰레기 수거, 승객 수송, 수질 측정 등 세가지 용도에 중점을 두고 시운항을 하면서 정식 운항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보트가 실제 암스테르담 운하에 투입되면, 그동안 도로에만 몰려 있던 도시 수송 기능의 일부를 떠맡아 교통 체증 완화에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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