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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제자리 높이뛰기로 10층까지 단숨에…로봇인가 로켓인가

등록 2022-05-09 10:05수정 2022-05-09 12:37

제 몸의 100배 높이 도약하는 로봇
모터와 스프링, 고무줄 이용해 개발
생체 모방 로봇이 가졌던 한계 극복
“현존 소재로 가능한 최대높이 구현”
30센티의 로봇이 33미터 높이까지 치솟았다. 샌타바버라캘리포니아대 제공
30센티의 로봇이 33미터 높이까지 치솟았다. 샌타바버라캘리포니아대 제공
생체모방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기 키의 100배가 넘는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샌타바버라캘리포니아대(UCSB)가 중심이 된 미국 연구진은 회전 모터와 스프링, 고무줄의 장력(당기는 힘)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32.9미터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는 소형 로봇을 만들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한 번 도약에 지상에서 10층 건물 옥상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는 연소나 압축가스를 사용한 기존 도약 로봇의 8~10미터보다 3배 이상 뛰어난 능력”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키 30cm, 무게 30g의 로봇은 4개의 활 모양 스프링 위에 로켓을 얹어놓은 것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각각의 활 스프링과 중앙의 굴대 사이엔 고무줄 4개가 바퀴살처럼 이어져 있다. 활 스프링의 소재는 탄소섬유다.

도약 신기록을 세운 로봇은 모터와 스프링, 고무줄로 구성돼 있다.
도약 신기록을 세운 로봇은 모터와 스프링, 고무줄로 구성돼 있다.

정지 상태서 시속 96km까지 9밀리초

그동안 과학자들은 개구리나 메뚜기, 캥거루처럼 높이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동물의 해부학적 구조를 모방한 도약 기계를 개발했다. 연구를 이끈 엘리엇 호크스 박사는 “동물 세계에서 도약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은 다람쥐만한 크기의 영장류 갈라고로 제자리에서 2.3미터 높이까지 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물체의 도약은 단 한 번의 근육 동작으로 낼 수 있는 힘까지만 가능하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근육을 모방한 기존의 용수철 방식 대신 회전 모터를 이용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모터로 스프링에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늘린 뒤 이를 한꺼번에 방출하는 방식이다.

우선 회전 모터를 이용해 중앙의 굴대를 한껏 당긴다. 그러면 활이 구부러지면서 굴대와 활 사이에 이어놓은 고무줄도 함께 늘어난다. 장력이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 굴대의 걸쇠 장치를 풀면 축적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되면서 로봇이 공중으로 튀어오른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장력이 풀릴 때 315G의 중력가속도가 생기면서 불과 9밀리초 사이에 도약 속도가 시속 60마일(96km)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로봇의 도약 높이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소재로 이룰 수 있는 한계치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연속 사진으로 본 로봇의 도약 순간.
연속 사진으로 본 로봇의 도약 순간.

비행체 방불…달이나 험지 탐사에 유용할 듯

연구진은 중력이 지구보다 약하고 공기저항도 없는 달 같은 곳에서 탐사활동을 하는 로봇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한번에 125미터 높이까지 다다를 수 있는데다, 한 번 뛸 때 약 500m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험한 지형을 조사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화성에서 임무 수행 중인 헬리콥터 인지뉴이티처럼 복잡한 이착륙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도 공중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진 등의 재해 지역 실태를 파악하는 데도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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