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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나로호, 험난한 ‘2전3기’…이달안 발사 재도전 쉽지않을 듯

등록 2012-10-26 20:10수정 2012-10-26 21:10

나로호 부품 고장 발사 연기
헬륨가스 주입부 고장 드문 일
리허설때 왜 확인 못했나 ‘의아’
일각선 ‘설계상 결함’ 문제 제기
“파손 원인 못찾을 땐 시간 필요”
26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발사가 예상하지 못한 1단 로켓 관련 부품 결함으로 중단돼 원인과 향후 일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발사 중지의 직접 원인은 1단과 발사대 연결부위(CD-2·헬륨가스 주입부)에 있는 밀폐용 부품(실·seal)의 파손이지만, 왜 부품이 부서졌는지, 전날 발사 모의 예행연습(리허설) 때는 왜 확인이 되지 않았는지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 부품 파손 원인 분석 오래 걸릴 수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오전 두차례 나로호 3차 발사 관리위원회를 열어 최종 발사시각을 결정한 뒤 오후 1시께 발표할 예정이었다. 1차 관리위원회가 열린 것은 오전 10시였지만 전날 밤 열린 한·러 비행시험위원회가 리허설 때 수집된 각종 데이터와 검토 결과 등을 토대로 26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여서 한·러 기술진은 오전 7시30분부터 헬륨가스 주입 등 발사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헬륨가스를 주입하는 이유는 가스 압력으로 로켓 안의 각종 밸브와 기기를 작동하기 위해서다.

오전 10시 무렵 통제동에서 기술진은 계기판의 헬륨가스 압력 수치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자 발사대에 있는 발사체에 직접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했고, 일부 실이 연결부위 바깥으로 삐져나와 가스가 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실은 고무재질로 된 링 모양의 부품으로, 연결관에서 가스가 새지 않도록 밀폐하는 구실을 한다. 나로호 관리위원회는 곧바로 발사 진행을 중단했다. 로켓 발사 과정에 가스 주입부의 실이 고장나 연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휘발유를 넣은 뒤 마개를 닫는 자동차와 달리 로켓은 발사 순간까지 계속해서 가스를 주입하다 발사체가 날아가는 순간 주입부가 떨어져 나가도록 설계돼 있다”며 “일단 로켓을 옆으로 눕혀 헬륨과 질소 등을 다 빼낸 뒤 원인을 찾아야 하고, 만약 주입부 안쪽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해체작업을 벌여야 해 복구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도 “수차례의 반복실험에서 부품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실을 교체해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지만 파손된 원인을 못 찾을 경우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애초 러시아가 개발하던 차세대 로켓 ‘앙가라’에 장착할 엔진(RD-191·추력 200t)을 나로호에 쓰기 위해 ‘미니 사이즈’(RD-151·추력 170t)로 개조하면서 설계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윤 교수는 “로켓 엔진 자체의 문제가 아니어서 설계의 문제라기보다는 부품 재질이나 구조상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31일까지 발사 불투명 실의 파손 원인이 쉽게 찾아진다 하더라도 항우연이 국제기구에 통보한 나로호 발사 예비일인 31일까지 나로호 발사를 재시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러 기술진은 이날 오후 늦게 나로호를 조립동으로 옮겨 연결부위를 해체하고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원인이 빨리 찾아지면 비행시험위원회가 27일 열릴 수 있지만 나로호 관리위원회는 일러야 28일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발사체 이송과 기립, 리허설에 다시 이틀이 소요된다.

이번에 발사를 못할 경우 우리나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국제해사기구(IMO) 등과 관련국에 발사일을 재통보해야 해 최소한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진다.

고흥/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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