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생태계 먹이사슬따라 이동 관측
건대 연구팀 “위해성 정밀 조사를”
건대 연구팀 “위해성 정밀 조사를”
한국 연구진이 자연에 방출된 독성 나노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한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건국대 보건환경과학과의 안윤주 교수 연구팀은 24일 형광나노물질인 ‘양자점’이 물속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 원생생물에서 물벼룩을 거쳐 어류까지 전달되는 과정을 이미지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양자점은 화학적 합성 공정을 거쳐 만드는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로, 형광 성질이 있다.
나노물질은 1~100㎚ 크기의 물질로 과학연구·환경·에너지·식품 등 여러 분야에서 가치 있는 재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인체 영향력과 안전성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독성물질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아질수록 독성이 강해지는 성질이 있다. 어떤 물질은 나노 크기로 작아지면 독성을 띠기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은나노·이산화티타늄(TiO₂) 등 나노물질 13여종의 안전성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물질이 너무 작아 실제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생물에 전이되는 과정을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미생물이 섭취한 나노물질을 전자현미경으로 찾아내는 데 비용과 시간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 이런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대부분 연구는 먹이사슬의 2단계 전이 사례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안 교수 연구팀은 양자점의 형광 성질을 이용해 나노물질이 물속 생태계의 기본 3단계 먹이사슬인 연두벌레(유글레나)-물벼룩-제브라피쉬에 전달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양자점에 노출된 원생동물(연두벌레)을 섭취한 물벼룩의 장과 그 물벼룩을 잡아먹은 어류(제브라피쉬)의 장 및 배설물에 양자점이 축적돼 있음을 ‘생체공초점현미경’으로 이미지화하는 데 성공했다.
안윤주 교수는 “나노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한테 전달될 수 있음을 보인 연구 결과다. 나노물질의 유용성과 함께 위해성도 정밀하게 연구돼야 나노물질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논문은 독성학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톡시콜로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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