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노트북 피시, 전동공구 등 모바일 전자기기를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건 리튬이온 배터리 덕분이다. 그런데 충·방전 횟수가 늘면 배터리 구성 요소들의 성능도 떨어진다. 그러다 결국엔 배터리 수명이 다하고 만다. 배터리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이 각종 연구 논문과 삼성, 엘지, 애플 등 유명 제조업체들의 매뉴얼을 종합분석한 것을 토대로 가려 뽑은 배터리 수명 연장 수칙을 최근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저널>에 발표했다.
첫째, 충전 중 고온이나 저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충전중 배터리가 뜨거워지면 바로 분리하고, 추운 곳에선 충전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온도 10~35도 환경에서 충전한다.
둘째, 배터리 충전율이 너무 높거나 낮아선 안 된다. 20~80% 사이로 유지한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완전 충전이 필요할 경우엔 100% 충전 뒤 바로 충전기에서 분리하고, 밤새 충전기에 꽂아두지 않는다. 삼성과 엘지는 충전율이 20%로 낮아지면 재충전할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노트북 피시는 100% 충전되면 충전이 자동 중단되고, 95%로 떨어져야 재충전이 시작된다. 하지만 충전이 완료되면 노트북을 전원에서 분리해주는 게 좋다. 연구진은 업체들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완전한 충·방전을 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배터리 잔량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배터리 수명과는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셋째, 급속 충·방전을 하지 않는다. 급속 충전은 배터리를 빨리 달구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급속 방전도 마찬가지로 수명에 악영향을 준다. 화면 밝기를 낮추고 위치 서비스를 끄고, 불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방전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요약하면 배터리를 극한 상황에 놓지 말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는 얘기다. 연구진은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이 배출된다”며 “배터리를 오래 쓰면 환경에도 좋다는 점을 명심하자”고 덧붙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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