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에 4대 카메라 탑재...맥박, 호흡, 체온 등 측정
4대의 카메라와 태블릿을 탑재한 로봇개 스팟. MIT 제공
닥터 스팟이 원격으로 측정한 4가지 생체 신호(위)와 원격 조종기. 테크알카이브
처음엔 태블릿만 탑재해 의료진과 화상대화 중개 프로젝트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에서 로봇개 스팟은 모바일 의사 `닥터 스팟'이 되어 2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환자의 생체 신호를 원격 측정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여러 산업 현장에 투입된 로봇개 스팟이 의료 현장에 처음 투입된 건 지난 4월이다. 당시 매서추세츠의 브리검여성병원에서 의료진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나자 의료진의 추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팟에 의료진과 환자가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태블릿 피시를 탑재한 것이 처음이었다. 이후 프로젝트팀은 스팟의 능력을 확장하기로 하고, 여러 생체 신호를 원격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이른바 `바이털캠'(VitalCam)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생체 신호 중 체온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적외선 카메라 데이터를 좀더 정확하게 이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즉 환자와의 거리, 주변 온도 같은 변수들을 결합시켜 피부 온도와 함께 심부체온도까지 추정할 수 있게 했다. 적외선 카메라는 또 안면 마스크의 온도 변화를 통해 환자의 호흡 속도도 측정할 수 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일어나는 마스크 온도의 작은 변화를 간파하면 호흡 속도를 알 수 있다. 바이털캠 시스템엔 적외선 카메라 말고도 3대의 단색 카메라가 더 있다. 이 카메라들은 각기 특정 스펙트럼(670, 810, 880나노미터)의 광파장을 잡아낸다. 이 특정 파장의 움직임을 추적하면 피부 혈관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환자의 맥박과 혈중 산소 포화도를 계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닥터 스팟이 생체신호를 원격 측정하는 모습. MIT 제공
시스템 완성되면 로봇개가 병실 회진하는 날 올 수도 연구진이 바이털캠 시스템을 위해 특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단지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여러 바이털 신호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도록 여러 기술을 나름의 방식으로 결합했을 뿐이다. 연구진은 로봇개 스팟에 탑재된 바이털캠은 의사나 간호사가 휴대용 조종기로 원격 작동하게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인간 의료진 대신 로봇개 의사가 환자를 대면 진단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셈이다. 연구진은 그동안 건강한 성인 몇몇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시험했다. 조만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응급현장에서도 시험할 계획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의료진을 대신해 로봇개가 병실을 돌아다니며 회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바이털캠 시스템 시험 결과를 8월19일 사전출판 논문집 `테크알카이브'(techRxiv) 온라인판에 `비대면 바이털 신호 측정을 위한 기동력 있는 모바일 로봇 플랫폼'(Agile mobile robotic platform for contactless vital signs monitoring)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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