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곳곳 시간당 80㎜ 폭우…‘숨고르기’ 서울은 8일부터 비소식

7일까지 남부 300㎜ 장대비…천둥·번개 동반도
“주말에 100㎜ 안팎 온 뒤라 지반약화 우려 주의”

5일 오전 전남 보성군 등 5개 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차량들이 비 내리는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7일까지 정체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물며 장맛비가 최고 300㎜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보돼 비상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도권은 7일까지 소강상태를 보이다 8일께부터 비가 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5일 “남부지방의 비가 밤부터 다시 강해지면서 6일 낮까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지형적인 영향을 받는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8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올 수 있”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점차 북상해 5일 밤에는 충청 북부, 6일에는 강원 남부, 7일에는 서울과 경기 북부를 제외한 중부지방에도 비가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 비는 야행성으로 취약한 시간대에 집중되고 북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유입돼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구름대가 남북으로 폭이 좁아 아주 가까운 지역이라도 강수 집중도가 크게 달라져 집중호우가 예보된 인근 지역이라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장마 때인 8월3일 같은 중부지방이라도 경기 가평과 평택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는 폭우가 내리지 않았다. 또 8월7일에는 전남 곡성과 담양, 전북 장수에서는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인근 전남 화순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5일 오전 9시 현재 지상일기도.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걸쳐 있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5∼7일 경북 북부를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에 100~200㎜의 비가 집중되고, 일부 지역에는 3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충청 남부, 경북 북부 50~100㎜, 충청 북부와 제주 산지 30~80㎜, 산지를 제외한 제주와 강원 남부, 울릉도·독도 5~20㎜ 등이다.

기상청은 이날 5일 밤과 6일 오전을 기해 남부지방과 충청 일부 지역에 예비 호우특보를 발표했다. 

기상청은 “도시 안 소하천과 지하도, 저지대 지역과 산간, 계곡, 농수로 등에서는 범람 또는 침수가 우려되고, 상하수도 관거나 우수관 등에서도 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우 분석관은 “일본 시즈오카현 산사태도 2~3일 강한 비가 내리고 난 뒤 빗줄기가 약해진 상태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장마 전에 이미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고 3~4일 장마 시작과 동시에 100㎜ 안팍의 폭우가 내린 상태에서 300㎜가 넘는 비가 오면 지반이 약화돼 비가 그친 뒤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가 오고 흐린 날이 계속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7일까지 낮기온이 25~30도로 머물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일과 7일 영남 내륙에는 30도 이상 오르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9일에는 전국에 비가 오고, 10∼11일 오후에도 강원 영동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또 12일 오후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에, 13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