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16일, 비교적 맑은 날씨를 보인 오전 한 가족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15년 측정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환경공약이 ‘미세먼지 저감’이었다. 겨울철 미세먼지 대책을 강화하는 등 국내 정책이 효과를 낸 것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 더해져 지난 5년 동안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데에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해졌다.
환경부는 5일 전국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2015년 26㎍/㎥이 측정된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18㎍/㎥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과 닿은 서해와 가깝고 교통량이 많아 대기오염 정도가 심한 서울은 2015년 23㎍/㎥에서 지난해 20㎍/㎥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초미세먼지 ‘좋음’의 기준인 15㎍/㎥ 이하로 수치가 측정된 날도 365일 중 183일로 2020년 153일 대비 20% 증가했다. 2015년에 63일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90% 증가한 것이다.
반면 초미세먼지 ‘나쁨’의 기준인 36㎍/㎥ 이상 수치가 측정된 날은 23일이었다. 2020년 26일보다 3일 줄었다. 62일이 집계뙤 2015년에 견줘 달포 이상(39일) 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정부는 국내 정책 효과, 중국 등 국외 여건 개선, 양호한 기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 할당 등으로 굴뚝자동측정기기 부착 사업장의 배출량이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잠정 5% 감소했다.
또 미세먼지 계절관리기간인 동절기 동안 최대 46기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줄였고,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로 배출가스 5등급 노후차량 수가 2020년 12월 168만대에서 지난해 12월 131만대로 22% 줄었다.
지난달치 초미세먼지 농도는 아직 반영안됐지만, 지난해 1~11월까지 연평균 농도가 역대 가장 낮았던 중국 초미세먼지 농도도 한반도 대기질 개선에 한몫했다. 지난해 1~11월 중국 전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9㎍/㎥로 2020년 같은 기간 31㎍/㎥ 수치보다 낮았다.
지난해 3월 황사는 8일 동안 발생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 8~10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동쪽에서 바람이 자주 불어 깨끗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한반도 상공에 쌓여있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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