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허파로 알려진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바나 초원으로 변해가는 급변점(티핑포인트)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와 독일 뮌헨공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8일(한국시각)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아마존 열대우림 75% 이상이 2000년대 이래 회복력 상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이날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렸다.(DOI :
10.1038/s41558-022-01287-8)
연구팀은 1991~2016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아마존 지역에 대해 6천여개 이상의 격자망으로 식생 양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과거 20여년 동안 가뭄이나 화재로 영향을 받은 지역들이 회복하는 데 이전보다 현격하게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복원력이 점점 더 약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주요 신호”라고 지적했다.
아마존과 같은 열대우림은 기후 조절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벌목과 같은 인간의 활동 때문에 최근 몇 십년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은 점점 더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안정성은 농장이나 도로, 도시와 근접한 영역과 건조화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가장 큰 손실이 일어났다. 연구팀은 “삼림 파괴와 지구 온난화가 원인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들 요소는 아마존을 열대우림 황폐화의 임계점에 근접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벌채나 산불로 피해를 입은 뒤 회복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티핑포인트에 가까워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연구는 언제 티핑포인트에 도달할지 예측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티핑포인트의 촉발을 감지할 수 있는 시점에는 이미 멈추기에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티핑포인트가 촉발되면 열대우림은 최대한으로 잡아도 몇 십년 안에 초원으로 변하고, 엄청난 양의 탄소를 뿜어내 지구 가열을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저자인 니클라스 보에르스 독일 뮌헨공대 교수는 “많은 연구자들이 아마존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 임계점에 다가가고 있다는 실제적인 경험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연구에서 삼림의 건조한 지역은 습한 지역보다 안정성을 더 많이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에르스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모델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반응으로 아마존 지역의 전반적인 건조화를 예측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은 경각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또 인간의 파괴와 인접한 삼림이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나무들은 비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 목축과 콩 생산을 위한 개간 과정에 벌채를 하면 건조한 환경을 만드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다시 더 많은 나무가 사라진다.
보에르스는 “분석 자료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아직 티핑포인트를 지나지는 않은 것으로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팀 렌튼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그래서 희망이 있다. 연구 결과는 아마존의 산림 벌채와 황폐화를 역전시켜 지속되는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