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한 시민이 옷으로 비를 피하며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25∼26일 전국에 최고 100㎜의 많은 비가 내리고 ‘태풍급’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4일 “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25일 오후 제주에서 시작한 비가 밤까지 전국으로 확대된 뒤 26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우리나라에 위치한 이동성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서쪽의 저기압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비가 오는 것이다. 저기압의 시계반대방향 회전과 이동성 고기압의 시계방향 회전을 따라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고온다습한 기류가 유입돼 강수량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가 집중되는 곳은 제주와 남부지방으로 시간당 30㎜, 최대 100㎜에 이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북부해안을 제외한 제주 전역에 50~100㎜의 비가 오고, 제주남부에는 120㎜ 이상, 제주 산지에는 250㎜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과 경남 남해안에도 20~70㎜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이며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80㎜ 이상의 강수량도 예상된다. 기상청은 남부와 제주에 호우주의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고, 호우경보가 발령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한 뒤 북쪽에서 한랭건조한 공기가 접근하면서 일시적으로 비구름 영역이 강하게 발달할 수 있어 수도권에도 많은 비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기·인천에는 20∼70㎜의 강수가 예상된다. 강원 영서와 영남과 충청에도 10∼50㎜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25∼26일 이동성 고기압이 빠져나가는 속도보다 저기압이 접근하는 속도가 빨라 기압경도력이 커지면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호남 해안과 제주에는 25일 밤부터 26일 오후 사이, 영남 해안은 26일 새벽부터 오후 사이에 초속 10~18m, 순간풍속 초속 20~25m의 ‘태풍급’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에도 순간풍속 초속 17m 안팎의 돌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열대성저기압의 중심속도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된다.
26일 비가 그친 뒤에는 대체로 맑은 날이 이어지며 평년기온을 유지하겠지만 일교차가 커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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