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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로 새들 산란 시기도 100년 전보다 한 달 빨라져

등록 2022-03-28 16:01수정 2022-03-31 02:33

미국 시카고 지역 24종 새들 평균 25.1일
“온도 상승에 개화 및 곤충 출현 일러져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새들의 산란 시기도 100년 전에 비해 크게 앞당겨지고 있다. 아메리카황조롱이(American kestrel)는 50.34일, 북미산 참새(Grasshopper sparrow) 44.67일, 갈색머리찌르레기(Brown-headed cowbird)는 40.82일 일찍 첫 알을 낳았다. 위키미디어커머스

기후변화로 봄 시작이 빨라져 도 일찍 피고 동면동물도 겨울잠을 일찍 깨고 있다. 이들뿐 아니라 새들도 둥지를 일찍 틀고 알을 낳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과 일리노이대 공동연구팀은 28일(한국시각) ”시카고 지역 새들이 봄철에 첫번째 알을 낳는 시기를 비교 분석해보니 100년 전보다 평균 25.1일이 빨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학술지 <동물생태학저널> 최근호에 실렸다.(DOI : 10.1111/1365-2656.13683)

연구팀은 1872년부터 2015년까지 박물관에 보관된 알 표본들과 최근 관찰 자료를 토대로 143년 동안의 산란 시기를 비교했다. 필드자연사박물관의 한 방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는 알 수집용 컨테이너로 꽉 차 있다. 각 컨테이너에는 수백개의 알이 들어 있다. 이들 알은 지금은 빈 껍데기인 채로 표찰이 붙은 작은 상자에 담겨 있다. 표찰에는 새가 어떤 종에 속하는지, 언제 어디에서 수집됐는지 적혀 있다. 하지만 이곳에 보관된 알들은 아마추어 수집가와 과학자들이 알 수집 유행이 끝난 1920년대까지 채집한 것이다. 지금은 알 채집 자체가 불법이다.

미국 시카고 지역 새들의 산란 시기가 100년 사이 평균 25.1일 앞당겨졌다. 출처 ‘동물생태학저널’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자료는 박물관 연구사들이 긴 막대에 카메라를 달아 둥지를 들여다보며 수집한 것들이다. 두 자료 사이의 공백은 시카고 링컨동물원 연구팀이 구축한 데이터 분석 모델(프로그램)로 채워넣었다.

연구팀이 시카고 지역에서 과거와 현재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조류 72종의 산란 시기를 조사해보니, 전체 33%(24종)의 첫번째 알을 낳는 시기가 100년 전보다 평균 25.1일이 빨라졌다. 텃새는 평균 21.7일 빨라진 데 비해 단거리 철새(28.5일)와 장거리 철새(26.5일)는 알을 낳는 날짜를 훨씬 더 앞당겼다. 아메리카황조롱이(American kestrel)는 무려 50.34일이나 일찍 산란했으며, 북미산 참새(Grasshopper sparrow)는 44.67일 산란 시기를 당겼다. 반면 북미산 지빠귀(American robin)은 유일하게 산란 시기를 14.02일 늦췄다.

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존슨 베이츠 필드자연사박물관 전시책임자는 “이번 논문은 기후변화가 어떻게 새들한테 영향을 끼쳤는지 중요한 질문에 해답을 줬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에는 19세기 후반부터 1920년대까지 수집한 새들의 알이 보관돼 있다. 필드자연사박물관 제공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에는 19세기 후반부터 1920년대까지 수집한 새들의 알이 보관돼 있다. 필드자연사박물관 제공

연구팀은 이를 설명할 과학적 근거를 찾기 위해 지역 온도 경향을 분석하려 했지만 일관된 기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대기중 이산화탄소 양을 대용물로 사용했다. 데이터 공백을 메우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메이슨 피디노 링컨동물원 생태학자는 “대기중 이산화탄소 양 증가 경향은 온도 상승과 거의 일치했다. 지구의 기후변화는 150년 동안 선형적이지 않아 새 종들도 선형적으로 산란일을 앞당기지 않았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선형적, 비선형적 경향을 포함해 돌려보니, 관찰한 데이터와 유사하게 나와 모델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온도 변화는 얼핏 보기에 몇 도에 불과해도 이런 작은 변화로 꽃 피우는 식물이 달라지고 다른 곤충이 출현한다. 이를 먹이로 삼는 새들한테는 큰 변화일 수 있다. 베이츠는 “관찰한 대부분의 새들도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기후변화에 따른 곤충의 계절 행동 변화에 새들이 적응하려면 알을 낳는 날짜를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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