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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뉴스AS] ‘친원전’ 중심 탄중위 개편 눈앞…“기후대응 거스르진 못할 것”

등록 2022-03-29 04:59수정 2022-03-29 09:36

세계 정상들과 기후위기 대응 공조해야 하고
탄소중립법 시행으로 지자체도 스스로 나설 수
“새 정부, ‘친원전’ 외 큰 틀의 기후 정책 구상하길”
지난해 10월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전의찬 기후변화분과위원장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전의찬 기후변화분과위원장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기조로 원자력 확대방침 외 뚜렷하게 제시된 정책은 없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시킨 ‘2050 탄소중립위원회’의 개편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친원전 인사 중심의 조직 개편은 일찌감치 예고되었으나, 탄소중립 과제의 위상, 해법 등의 변화를 가늠하긴 쉽지 않다.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전세계적 기후위기 대응 흐름 자체를 거스르진 못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기후환경 부문에 대한 국정 의지를 우려한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범부처 이행 계획을 총괄할 위원회 조직인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의 개편은 대선 직후부터 예고되어 왔다.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 원자력 비중을 6~7%로 제한하는 안을 제시했다. 원자력계 등에서는 윤순진 민간위원장의 역할과 함께 탄중위가 편향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윤 위원장은 28일 <한겨레>에 “대통령 소속 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서,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려 했다. 현 정부가 끝날 때 임기를 마치려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대선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한 탄중위원은 “위원장이기 때문에 사의 표명을 했을 뿐 이미 위원회 내부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 전인) 다음달이 마지막 회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새 정부로선 위원회 개편에 적기를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5일 탄중위의 법적 근거가 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위원회의 외형과 내부를 새로 짤 계기가 마련된 상태다. 명칭부터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바뀐다. 사무처도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세종청사 옆 민간 건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외적 변화와 함께 원자력계 인사들이 충원되는 형태로 위원회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을 개정해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국가기후위원회’와 같은 새로운 탄소중립 이행 총괄기구가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 지난해 약 6개월의 진통 끝에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탄소중립녹색성장법(탄소중립법)을 다시금 172석의 민주당을 상대로 개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지난해 11월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장 인근에서 각국 정상의 가면을 쓴 환경운동가들이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흉내 내며 기후 위기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로는 드라마 속 진행요원 복장을 한 환경운동가들이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 게임을 멈춰라'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COP26 정상회의는 13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양일간 이곳에서 열려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장 인근에서 각국 정상의 가면을 쓴 환경운동가들이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흉내 내며 기후 위기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로는 드라마 속 진행요원 복장을 한 환경운동가들이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 게임을 멈춰라'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COP26 정상회의는 13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양일간 이곳에서 열려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위원회 개편되더라도 기후위기 대응 과제는 여전

위원회가 개편되더라도 기후위기 대응 목표나 정책 자체가 새 정부에서도 후퇴하지는 않으리란 게 기후·환경 전문가들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

우선 세계 정상들과의 국제정치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빠질 수 없는 안건이란 점에서 새 정부 역시 기후위기 대응 과제를 소홀히 하기 어렵다. 지난 10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도 윤석열 당선자와의 통화에서 기후변화 대응 협력 등을 언급했다. 환경부의 한 고위 관료는 “문재인 정부도 임기 중반 이후에야 기후 문제에 깊이 관심을 갖게 됐다. 윤 당선자도 외국 정상들과 대화하다 보면 기후 문제를 제외하곤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월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11월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이 국제사회 주요 안건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법 시행과 함께 아래로부터의 탄소중립 이행 절차가 법적으로 완성된 것도 중요하다. 환경부의 한 과장은 “지자체 스스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찾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법 시행으로 지역이 이행 노력을 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되어 흐름 자체는 중앙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법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기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협의회에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를 추가해 지자체 스스로 탈탄소 노력을 늘려가도록 하고 있다.

다만 새 정부의 일반 기후·환경 분야에 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우려는 이어진다. 인수위 초기 환경부에서 인수위에 파견 간 공무원은 과장급 1명뿐이었다. 환경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파견 간 과장 개인의 역량을 떠나서 다른 부서처럼 국장급 인사가 함께 파견되지 않은 것은 환경 분야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자 환경부 국장급 1명이 추가로 파견되었지만, 여전히 새 정부의 기후·환경 분야의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환경부뿐 아니라 전부처가 기후환경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시민들 수준은 많이 높아졌는데, 새 정부에서 기후환경 정책을 누가 어떻게 설계하고 주도해갈 지 언급이라도 해야하는데 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새 정부가 국정 과제를 발표할 때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는 “기후위기 대응을 새 정부 역시 하나의 목표로 잡겠지만 얼마나 우선하는 과제로 둘지가 관건”이라며 “탄소중립 과제를 원전 회복이라는 목표만 앞세워 진영 논리로 밀고 가지 말고 경제적 관점에서 섬세하게 에너지 전환·믹스 정책을 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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