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안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견줘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50%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지난해 6차 보고서(과학적 근거)나 2018년 ‘1.5도 특별보고서’ 전망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0일(한국시각)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연간 평균지구온도가 향후 5년 가운데 1년은 일시적으로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1.5도 높을 확률이 50%에 가깝다. 그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평균온도 추세. 왼쪽은 1991∼2020년 30년 평균과의 차이, 오른쪽은 1.5도에 도달할 확률을 나타낸다. 세계기상기구(WMO) 제공
보고서는 2022~2026년에 해마다 평균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각각 1.1~1.7도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5년 전체 평균이 산업화 이전에 견줘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은 10%로 비교적 낮게 분석됐다.
세계기상기구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적어도 1년은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돼 역대 1위인 2016년을 뛰어넘을 확률이 93%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또한 2022~2026년 5년 평균 기온이 지난 5년(2017~2021년) 평균보다 높을 확률도 93%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기상기구 연례보고서는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기후과학자들의 전문지식과 세계 주요기후센터의 첨단 예측시스템을 활용해 생산된다.
IPCC는 지난해 8월 채택한
제6차 보고서(과학적 근거)에서 “이번 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21~40년에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높으며, 1.5도 도달 시점은 2030년대 중후반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18년 아이피시시가 내놓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는 1.5도 도달 시점을 2030∼52년으로 전망했다.
세계기상기구는 “2015년에는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으나 2017~2021년 사이에는 (그 가능성이) 10%까지 높아졌다가 2022~2026년에는 50%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에 일시적으로 도달하는 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기후 영향이 인류와 지구에 대한 피해를 가중시킬 시점을 가리키는 지표이다”라고 말했다.
파리기후협정은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도 상승을 2.0도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체결됐다. 협약국들은 동시에 1.5도 제한을 위한 노력 추구를 장기 목표로 세웠으며, 2018년 IPCC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총회에서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는 연초와 연말에 라니랴가 잇따라 발생해 지구 온도를 식히는 구실을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지금까지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인 2016년과 마찬가지로 즉시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