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강수 예보가 내려진 지난 2020년 5월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4∼7일 기간에 전국에 비가 오고 곳에 따라 최고 100㎜의 많이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이후에도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4일 “기압계의 변동에 따라 사나흘 동안 전국 지역별로 많은 강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와 강원 영동에는 100㎜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일 밤부터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저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접근하면서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가장 세차게 오는 때와 장소는 5일 오전 저기압 중심에 놓이는 제주가 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5일 밤까지 이어질 비는 제주에는 30∼80㎜, 제주산지에는 1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과 전남에는 10∼30㎜의 비가 내리고 전북에도 5㎜ 안팎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저기압이 동해로 빠져나간 시점인 5일 오후에는 오호츠크해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과 맞물려 동해안 쪽으로 동풍이 불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고기압의 시계방향 회전과 저기압의 시계반대방향 회전이 만나 마치 야구 피칭머신이 야구공을 빠른 속도로 쏟아내듯이 바람이 동해에서 영동 쪽으로 불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형성된 동풍이 태백산맥에 막히면서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 동해안에 많은 비를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에 50∼100㎜, 경북 북부 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 30∼80㎜, 경북 남부 동해안과 울릉도·독도 10∼30㎜이다. 비가 집중되는 시기는 6일 낮 전후가 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최근 산불로 토양이 삼림에 덮이지 않은 채 노출된 지역에서는 산사태 위험이 있어 해당 지역 주민이나 이동객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6일 저기압이 동해로 빠져나간 자리로 중국 북부에서부터 상층 5.5㎞의 영하 15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상하층의 기온차로 대류가 발생해 대기불안정에 의한 비구름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구름의 영향을 받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경북 북부 내륙에는 6일 5∼20㎜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경북 남부 내륙에도 5㎜ 안팎의 비가 올 수 있다.
하지만 대류불안정에 의한 비는 변동성이 커 비가 오는 시기와 강수량은 지역별로 차이가 클 수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7일 이후에는 동시베리아 쪽에 고기압이 형성되고 중북 북부에는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생긴 블로킹에 상층 공기의 동서 흐름이 막혀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기압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고기압의 시계방향 회전에 이어 저기압의 시계반대방향 회전을 따라 찬 공기가 남하하면 우리나라 부근에서 대기불안정에 의한 강수 가능성이 커진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현재 중기예보에 강수가 들어 있지 않더라도 가까운 시일이 되면 비가 오는 것으로 예보가 나갈 수 있어 다음주에는 수시로 기상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해상에 내려진 풍랑특보로 주민과 관광객 해변 접근이 통제된 지난해 8월10일 속초 해수욕장 헤드랜드 방파제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북위 30도 근처에 머물고 있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은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을 밀어내 당분간 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온은 5∼7일 비가 오면서 평년보다 다소 낮은 분포를 보이다 이후 차츰 기온이 다시 오르겠지만 6월초처럼 더운 날씨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보됐다.
한편 6일부터 동해 전해상에서 높은 물결이 일고 바람 영향을 오래 받으면서 파도 주기가 길어져 매우 강한 너울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해안가에서 파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찰돼도 너울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다가올 수 있어 이런 시기에는 가급적 해변에 접근하지 않은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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