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한 젊은 관광객이 바닷물에 뛰어들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가 물러간 자리에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다시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전망이다. 북쪽에서 유입하는 건조한 공기와 태풍이 남긴 덥고 습한 공기가 마주치면서 전국에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4일 “우리나라 남동쪽에 머물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가 그 영향권에 들어 8일까지 덥고 습한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이날도 열대야(26.0도)가 발생해 지난달 26일 이후 9일째를 맞았다.
4∼5일에는 낮 동안 기온이 상승하면서 습한 지면에 의해 대기가 불안정해져 전국에 다소 많은 양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4일에는 호남지방에 5~60㎜, 나머지 지역에는 5~40㎜(경남 동해안 제외)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5일에도 전국에 5~60㎜(강원 영동 제외)의 소나기가 예보돼 있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6일께는 현재 몽골 남동쪽에 있는 저기압성 순환이 동쪽 이동하면서 북쪽의 건조한 공기가 남하해 저기압 후면의 공기와 만나 대류가 불안정해져 새벽부터 낮 동안 소나기 형태의 산발적 강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7∼8일에도 전국이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산발적인 소나기와 폭염·열대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9∼11일에는 중부와 호남지방에 비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중환 예보분석관은 “남쪽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화되고 북쪽에는 대륙고기압이 강화되면서 산둥반도 주변에 기압골이 형성돼 한반도를 주기적 통과하면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은 상순 평균기온(27.1도)이 역대 가장 높았음에도 월평균기온(25.9도)은 평년보다 1.3도 높아 역대 8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7월 상순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로 확장해 기온이 치솟은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열대야를 피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7월 전국 폭염일수는 5.8일(최다 12위)로 평년(4.1일)보다 1.7일 많았고, 열대야 일수는 3.8일(최다 8위)로 평년(2.8일)보다 1.0일 많았다.
올해 장마기간이 평년과 비슷했음에도 7월 강수량은 178.4㎜로 평년(296.5㎜)의 60%에 불과해 역대 하위 6위로 기록됐다. 정체전선에 의한 강수보다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가 주로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장맛비는 6월21일 제주에서 시작해 23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렸으며, 제주는 7월24일, 중부와 남부는 25일 종료돼 장마철 기간(중·남부 33일, 제주 44일)이 평년과 비슷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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