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년 인공위성 열적외선 영상을 이용해 만든 여름철 전국 지표온도 지도.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우리가 느끼는 여름철 더위는 때로 기상청에서 발표한 기온과 다르다. 왜 그럴까?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여름철 지표온도 지도’를 22일 일반에 공개한다.
지표온도 지도는 지표면 온도를 파란색(21도 이하)부터 빨간색(35도 이상)까지 색상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지표온도는 잔디밭에 세워진 백엽상에서 재는 기상청 기온 측정값과 달리 인공위성 등을 이용해 지표면에서 재는 온도로 태양에서 들어오는 일사량과 지표면에서 방출되는 복사열이 반영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지표온도 전국 지도를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을 볼 수 있다. 경부 축을 따라 대전,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인근에 빨간색이 많고, 호남 축을 따라 들어선 전주, 광주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지리산을 출발해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파란색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도시가 높은 온도로 표시되는 이유는 ‘열섬효과’ 때문이다. 열섬효과는 에어컨에서 실외로 나오는 폐열이나 난방이나 교통기관에서 나오는 열 그리고 열을 흡수하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이 원인이 되어 도시가 근교의 시골보다 온도가 높은 현상이다. 특히 여름에는 열섬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냉방기구 이용 등으로 5~10%의
에너지를 더 써서 결국 온난화를 촉진한다.
경기 김포시의 지표온도 지도. 산업단지의 지표온도가 주변 농경지나 숲보다 10도 정도 높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국립환경과학원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미국 랜드샛(Landsat) 8호 위성의 열적외선 영상(같은 지역을 16일마다 재촬영)의 관측값을 활용해 전국의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군별로 작성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6~8월에 촬영된 위성영상의 열적외선 관측값을 온도로 변환한 뒤, 30m의 해상도를 갖는 격자별로 5년 중 가장 높은 온도를 선택해 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표온도 지도는 넓은 지역을 동시에 촬영해 제작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 안에서 상대적으로 열을 많이 발산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공간적 분포와 차이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김포시의 경우 산업단지의 지표온도가 주변보다 10도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율생산업단지, 학운4산업단지, 귀전첨단산업단지 등은 빨간색으로 나오는데, 주변 산림이나 농경지는 노란색이나 파란색으로 나온다. 김포시는 최근 환경보전계획에 지표온도 지도를 활용했다. 지표온도가 높은 지역에 무더위쉼터를 확대하고 이동형 쉼터를 운영하는 한편,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에 단열 개선 사업을 벌이는 등 계획을 세웠다.
전국 여름철 지표온도 지도는
국토환경성평가지도 자료제공 서비스에서 22일부터 제공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