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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에도 잘 버티는 동물은?

등록 2022-08-25 05:00수정 2022-08-25 08:06

수명 길고 새끼 적게 낳는 종 유리
단수명·다산 동물 생존 불리하지만
환경 좋을 때 개체 폭증으로 대응
케냐 암보셀리국립공원에서 새끼코끼리를 데리고 이동하고 있는 아프리카코끼리. 게티이미지뱅크
케냐 암보셀리국립공원에서 새끼코끼리를 데리고 이동하고 있는 아프리카코끼리. 게티이미지뱅크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에 어떤 동물들이 잘 버틸까. 수명이 길고 새끼를 적게 낳는 동물들이, 수명이 짧고 새끼를 많이 낳는 동물들에 견줘 가뭄과 폭우 등 극단적인 날씨에 덜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덴마크 남덴마크대와 노르웨이 오슬로대 연구팀은 24일 “전 세계 포유류 157종에 대한 10년 이상의 개체수 변동 자료를 토대로 같은 기간의 기후 및 날씨 자료와 비교분석한 결과, 수명이 길고 새끼를 적게 낳는 동물이, 수명이 짧고 새끼를 많이 낳는 동물보다 극한의 날씨가 닥쳤을 때 덜 취약하다는 명확한 경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학술지 <이라이프> 최근호에 실렸다.(DOI : 10.7554/eLife.74161) <이라이프>는 2012년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독일 막스플랑크협회, 영국 웰컴트러스트가 공동으로 창간한 생명과학 분야 오픈 액세스 저널(무료저널)이다.

볼리비아 알티플라노고원의 목초지에 서 있는 라마. 게티이미지뱅크
볼리비아 알티플라노고원의 목초지에 서 있는 라마. 게티이미지뱅크

논문 공동저자인 오웬 존스 남덴마크대 생물학과 교수는 “수명이 긴 큰 동물들은 가혹한 환경을 잘 견디고, 수명이 짧은 작은 동물보다 계속 생존하면서 새끼를 낳고 기르는 데 더 성공적이었다. 앞의 경우에 해당하는 대표적 동물들은 라마, 장수하는 박쥐들, 코끼리 등이 있고, 생쥐, 주머니쥐, 희귀 유대류(포유류의 한 갈래)인 워일리 등이 후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라마는 임신기간이 1년이고 새끼를 한 마리 낳는다. 15~20년까지 산다. 주머니쥐는 임신기간이 약 30일이고 수명은 2~4년, 새끼는 6~12마리를 낳는다.

상대적으로 큰 동물들은 한 마리의 새끼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거나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릴 수 있는 반면, 수명이 짧은 작은 설치류는 단기간에 큰 개체수 변동을 겪는다. 설치류는 지방 저장량이 적기 때문에 긴 가뭄으로 먹이 공급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꽃과 벌레 등이 손실되면 굶어 죽을 수 있다.

극한 날씨의 영향에 덜 취약한 포유류의 예로는 아프리카코끼리, 침팬지, 시베리아호랑이, 흰코뿔소, 아메리카들소, 회색곰, 라마, 큰말굽박쥐 등이 있다.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포유류로는 잔디쥐, 엘레겐트살찐꼬리쇠주머니쥐, 캐나다나그네쥐, 툰드라들쥐, 북극여우, 워일리 등이 있다.

한겨울 산딸기 장식나무에 올라가 있는 아메리카주머니쥐. 게티이미지뱅크
한겨울 산딸기 장식나무에 올라가 있는 아메리카주머니쥐. 게티이미지뱅크

극한 날씨에 취약하다고 해서 반드시 멸종 위협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작은 포유류의 경우 극한 날씨에는 취약하지만, 환경이 좋을 때면 새끼를 많이 낳아 개체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 그래서 극한 날씨에 대한 취약성과 멸종 위기를 동일시 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이자 남덴마크대 박사후연구원인 존 잭슨은 “인간의 서식지 파괴, 밀렵, 오염 등이 기후변화보다도 동물 멸종에는 더 위협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동물종이 기후변화로 기상 상황과 생태 경관이 계속 바뀔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했다. 존스 교수는 “기후변화는 미래에 더욱 극단적인 날씨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들은 늘 그래왔듯이 이 극한의 날씨를 극복해 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 분석은 여러 동물종들이 그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토대로 미래의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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