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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인류 멸망까지 임계점, 기후위기 5가지는 이미 놓쳤다”

등록 2022-09-13 18:51수정 2022-09-13 20:02

국제연구팀, 기후위기 티핑포인트 분석
지구온도 1.1도 상승에도 16가지 중
5개 위험요소 티핑포인트 위험 도달
1.5도 상승하면 모든 위기 못 되돌려
“탄소배출 당장 줄이면 막을 수 있어”
2020년 8월15일(현지시각)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10년(2010∼2019)이 역대 가장 더운 10년이었으며, 2019년이 역대 두번째로 더운 해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8월16일 일출 무렵 그린란드 쿨루수크 연안에서 거대한 빙하가 떠내려가는 모습. 연합뉴스
2020년 8월15일(현지시각)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10년(2010∼2019)이 역대 가장 더운 10년이었으며, 2019년이 역대 두번째로 더운 해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8월16일 일출 무렵 그린란드 쿨루수크 연안에서 거대한 빙하가 떠내려가는 모습. 연합뉴스

현재의 지구온난화 수준에서도 그린란드 빙상 붕괴, 영구동토층 해빙, 열대 산호초 소멸 등 5가지 위험이 티핑 포인트(전환점)를 지났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연구팀은 산업화 이전에 견줘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이루더라도 기후위기에 따른 여러 위험이 촉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영국 엑서터대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국제연구네트워크 ‘지구위원회’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13일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이 이미 지구를 티핑 포인트 비상구역으로 진입시켰다. 잠재적인 티핑 포인트 16가지 가운데 5개는 현재의 온도에서도 촉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후 티핑 포인트가 엄격하게 정의된 2008년 이후 발표된 200개 이상의 논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논문을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했다. 티핑 포인트는 임계온도를 초과해 지구온난화가 종료되더라도 기후 시스템에 멈출 수 없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DOI: abn7950" target="_blank">10.1126/science.abn7950)

16가지 기후 티핑 포인트. 빨간 줄은 각 기후 티핑 포인트가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임계온도값. 검은 막대는 임계온도 추정치 상한과 하한 범위. 자료=&lt;사이언스&gt;
16가지 기후 티핑 포인트. 빨간 줄은 각 기후 티핑 포인트가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임계온도값. 검은 막대는 임계온도 추정치 상한과 하한 범위. 자료=<사이언스>

연구팀은 티핑 포인트와 각각의 임계온도, 발생 기간, 영향 등에 대한 증거를 토대로 잠재적 티핑 포인트 목록을 기존 9가지에서 16가지로 늘렸다. 구체적으로는 1)그린란드 빙상 붕괴 2)남극 서부 빙상 붕괴 3)래브라도해 대류 붕괴 4)남극 동부 빙하분지 붕괴 5)아마존 열대우림 고사 6)영구동토층 북부 상실 7)대서양 대규모 해양순환 붕괴 8)북극 겨울 해빙 상실 9)남극 동부 빙상 붕괴 10)저위도 산호초 사멸 11)영구동토층 북부 돌발 해동 12)바렌츠해 해빙 돌발 상실 13)산악 빙하 상실 14)사헬과 아프리카 서부 몬순 전환(녹화) 15)북부 삼림(남부) 고사 16)북부 삼림(북부) 확장 등이다. 연구팀 논문은 영국 엑서터대에서 12일(현지시각)부터 열리고 있는 ‘티핑 포인트-기후위기에서 적극적 전환으로’ 제목의 컨퍼런스에 맞춰 발표됐다.

연구팀은 고기후 데이터, 현재 관측 자료, 기후모델 결과 등을 샅샅이 조사해 지구의 기후 조절과 관련된 16가지의 주요 생물물리학적 시스템(티핑 요소)이 자동적으로 변화가 계속되는 티핑 포인트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예를 들어 온도 상승이 멈추더라도 빙상이나 해양, 열대우림이 티핑 포인트를 지나면 계속해서 새로운 상태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티핑 요소로 남극 대륙과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전 지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9가지와 티핑(전환) 결과가 전달되면 심각한 지역적 결과를 초래하는 7가지로 분류했다. 7가지에는 서아프리카 몬순 전환과 적도 주변의 산호초 소멸 등이 포함된다.

16가지 티핑 포인트 위치와 온난화 수준. 파란색은 빙권, 녹색은 생물권, 주황색은 해양·대기권을 나타낸다. &lt;사이언스&gt; 제공
16가지 티핑 포인트 위치와 온난화 수준. 파란색은 빙권, 녹색은 생물권, 주황색은 해양·대기권을 나타낸다. <사이언스> 제공

연구팀은 우선 그린란드 빙상과 남극 서부 빙상의 붕괴, 광범위한 영구동토층 해빙, 캐나다와 그린란드 사이에 위치한 래브라도해의 대류 붕괴, 열대 산호초 소멸 등 다섯가지는 산업혁명 이전 대비 1.1도 상승한 오늘날의 온도에서도 티핑 포인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래브라도해 대류 붕괴를 뺀 나머지 4가지는 파리기후협정 목표인 1.5도 상승에서조차 거의 확실하게 티핑 포인트를 통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논문 주저자인 데이비드 암스트롱 매케이 엑서터대 및 스웨덴 스톡홀름회복력센터 연구원은 “연구 결과는 몇몇 티핑 포인트를 지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이미 모든 것이 끝났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1.5도 파리기후협정 목표가 왜 그렇게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 싸워야 하는지를 웅변해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과학적 근거)는 기후 티핑 포인트를 유발할 위험에 대한 신뢰도가 2도 상승에서는 높은 것으로, 2.5∼4도에서는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의 분석으로는 온도가 1도 상승했을 때 이미 지구 기후는 ‘안전한’ 상태를 벗어났다. 2도 이하, 더 적극적으로는 1.5도 상승으로 제한하려는 파리기후협정 목표조차도 위험한 기후변화를 완전히 피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논문 공저자인 요한 록스트룀 지구위원회 공동의장 겸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세계는 인류에게 재앙이 되는 지점인 2∼3도 상승의 지구온난화로 향해 가고 있다. 전환점을 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해야 한다. 0.1도 단위의 상승조차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8년 처음으로 기후 티핑 포인트를 평가한 팀 렌튼 엑서터대 전지구시스템연구소 소장은 “기후 티핑 포인트 목록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티핑 포인트를 넘어설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세계가 경제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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