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1일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의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를 마쳤다. 10차 전기본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보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낮추고 원자력발전 비중은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0차 전기본 계획에 담긴 재생에너지 비중도 ‘도전적’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보고를 끝낸 제10차 전기본은 산업부 전력정책심의회의 심의·확정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부로부터 제10차 전기본 보고를 받았다. 전기본은 정부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전력 설비와 전원 구성(에너지 믹스)을 설계하는 15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이다. 산업부는 2030년 주요 발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원전 32.4%, 석탄 19.7%, 액화천연가스(LNG) 22.9%, 신재생에너지 21.6% 등으로 보고했다. 이는 전 정부가 2021년 발표한 2030년 엔디시의 발전량 비중과 비교하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30.2%에서 8.6%포인트 낮아지고, 원자력 발전 비중이 23.9%에서 8.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10차 전기본 마지막 해인 2036년 전원별 발전량 비중은 원자력 34.6%, 신재생에너지 30.6%, 석탄 14.4%, 엘엔지 9.3% 등으로 제시했다.
산중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췄다고 비판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2030년 전기본 목표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며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나 환경부도 그렇게(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석탄을 줄여야지 왜 재생에너지를 줄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제10차 전기본 재생에너지 비중 21.6%도 상당히 도전적”이라며 “내년 초부터 제11차 전기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 융통성 있게 만들어나가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같은 당 이동주 의원은 “11차 전기본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하면서 슬쩍 피해가시는 것 같다”며 “정확한 문제 제기는 제10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낮추고 원전 비중은 높인 것”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도 “2030 엔디시 (재생에너지 비중) 30%는 지나치게 높게 만들어져서 현실적 숫자를 제시하는 게 맞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춘 정부 계획에 힘을 실었다.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후 여건이나 우리나라 여건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력도 중요한 것인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가 100% 신재생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당 권명호 의원은 “비좁고 산이 많은 한국의 국토 여건이 신재생 발전 확대에 불리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권에서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30.2%로 상향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와 국회 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제10차 전기본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가 시대착오적 에너지 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량 감축은 윤석열 정부의 시대착오적 에너지 정책이며, 전 세계에 유례없는 정책 참사”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2030 엔디시 상향안대로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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