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얼음 빨대로 음료를 마시고 있다. Kick starter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미국 스타트업 ‘더 아이스 가이즈(The Ice Guys)’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 Starter)’를 통해 얼음 빨대를 공개했다.
더 아이스 가이즈는 매년 전 세계 해안가에 버려지는 80억 개의 플라스틱 빨대 폐기물에 주목했다.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폐기물로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해안가를 비롯한 자연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그동안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제로 종이 빨대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종이 빨대는 쉽게 눅눅해지고 음료 맛을 변질시킬 뿐 아니라 일부 상품의 경우 플라스틱류의 폴리에틸렌(PE) 등으로 코팅돼 재활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일반 혼합지(General Mixed Paper) 907.2kg을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는 플라스틱 빨대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얼음 빨대’는 기존 플라스틱·종이 빨대의 문제점을 보완한다. 더 아이스 가이즈의 설명에 의하면 식품 등급을 받은 실리콘 재질의 몰드에 물을 붓고 30분∼45분간 냉동고에 얼려 얼음 빨대를 만든다. 한번 만들어진 얼음 빨대는 섭씨 30도에도 녹지 않아 음료를 마시는 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빨대 한 개를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음료를 마시면서 빨대가 녹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빨대 전체가 얼음이기 때문에 사용 후에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당연히 미세 플라스틱도 배출되지 않는다. 몰드 1개당 최소 100,000번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며 물, 주스, 커피, 초콜릿 등 다양한 액체류를 활용해 맛을 낼 수도 있다.
더 아이스 가이즈의 얼음 빨대 몰드. Kick starter 홈페이지 갈무리
얼음 빨대를 만드는 몰드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길고 얇은 기본형을 비롯해 얇고 짧은 칵테일용, 길고 넓은 버블티용으로 음료 종류에 따라 빨대를 달리 활용할 수 있다. 더 아이스 가이즈가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영상에서 사용자들은 “플라스틱의 훌륭한 대체제”라며 “빨대가 결국 녹긴 하지만, 녹은 얼음이 오히려 음료를 시원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더 아이스 가이즈의 얼음 빨대는 킥스타터 내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펀딩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채웠고, 현재는 목표 금액의 1000% 이상을 달성했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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