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 앞 줄 왼쪽에서 두번째와 세번째가 이번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박재왕·김종범 연구원, 뒷 줄 왼쪽에서 여덟번째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끈 석상일 교수다.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의 석상일 특훈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최고 효율인 26.08%를 달성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일반적인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얇고 가볍고 유연해 용액 공정으로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효율은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을 말한다.
울산과기원은 석 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반도체의 결정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과 원리를 태양전지 제조에 적용해 세계 최고의 효율인 26.08%를 달성했고,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에서 25.73%로 세계 최고 효율 공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16일(현지시각) 과학 저널 <네이처> 온라인에 공식 출판에 앞서 먼저 공개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결정성 반도체를 박막으로 코팅해 만든다. 따라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결정 속에 나타나는 결함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석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성 성분과 결합하면서 결정화가 이뤄지는 단계에서 탈양자화가 일어나는 알킬암모늄 클로라이드을 사용했는데, 이런 최적의 조합을 통해 박막의 표면을 극도로 평탄하게 하면서 결정의 내부 결함을 최소로 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27% 이상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라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을 조만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 교수는 전 세계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향상 연구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연구자다. 태양전지 효율 20%를 최초로 달성했고, 직전 세계 최고 공인 효율 기록(25.8%)을 보유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 기록은 한국 연구자들의 경쟁에 의해 빠르게 경신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팀은 2021년 2월 <네이처>에 효율 25.2%를 달성한 연구 결과를 실으며 기존 기록을 깼다. 이 기록은 불과 두 달 뒤 같은 저널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와 울산과기원 김진영 박사팀이 스위스 로잔공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효율 25.6%에 도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다시 깨졌다. 그리고 6개월 뒤 석 교수팀이 <네이처>에 효율을 25.8%까지 높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석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 기록을 자신들이 경신한 것이다.
이번 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신태주 울산과기원 반도체 소재·부품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다양한 조성을 가진 결정성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제조에도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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