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봉족쇄 없앤다…‘한국형 나사’ 우주항공청 특별법 입법예고

인재영입 위해 주식백지신탁 예외 허용
공무원보수기준 초과·겸직도 가능케

2022년 6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과 위성 모사체 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한국은 세계 7번째로 1t 이상의 실용 인공위성을 우주 발사체에 실어 자체 기술로 쏘아올린 나라가 됐다.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우주항공청 설립의 근거가 될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2일자로 입법예고했다. 입법안에는 우주항공청을 ‘한국형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특례를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입법안은 우주항공청이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과’ 단위의 프로젝트성 조직을 총리령이나 부령 개정 없이 훈령으로 신속하게 구성·해체가 가능하게 했다. 이렇게 하면 조직의 설치에 소요되는 기간이 기존 3개월 이상에서 1주일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연구개발 목표나 방법을 변경해야 할 경우엔 기획재정부 장관과 사전에 협의한 바에 따라 예산을 자체 전용해 쓸 수 있도록 재정 자율성도 부여했다.

입법안에는 우주항공청에 인사 운영과 관련해 다양한 혜택을 특례로 부여하는 대목이 담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청으로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가 활발히 유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전체 직위의 2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는 정부조직법의 임기제 공무원 임용제한 범위를 적용하지 않고, 국내외 전문가의 채용 권한을 우주항공청장에게 위임해 신속한 채용이 가능하게 했다.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주식백지신탁에 대한 예외를 허용하고, 외국인과 복수국적자도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에게 현행 공무원 보수수준을 초과한 급여를 지급하고, 기술적 성과를 외부에 이전해 기술료가 확보될 경우 연구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근무형태나 퇴직 후 취업에 있어서도 유연성을 부여했다. 필요하면 외부 기관으로의 파견과 겸직까지 일부 허용하고, 민간전문가의 퇴직 후 취업과 업무취급 심사도 우주항공청장 관할 아래 두도록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특별법을 통해 우주항공청에 최고의 인재가 유입되고, 이들이 전문성을 주도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무원 체계를 도입하겠다”며 “연내 우주항공청을 설치해 2045년 글로벌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우주경제 로드맵을 실현하는 중심기관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3월17일까지 진행되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출 받은 의견을 반영하여 법안을 확정하고, 행정안전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함께 상반기 중 국회 제출 및 의결 절차를 거쳐 연내에 우주항공청을 개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