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의 시사점에 대한 언론 보고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한테 어떻게 이런 ‘핫’한(인기있는) 분야에 몸을 담게 됐느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죠. 핫한 거 찾지 마시고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만 발견하면 큰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콜드’할 때도 앉아서 연구한 사람, 저는 그런 분들을 존경합니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종합보고서 발간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회성 제6대 아이피시시 의장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도 기후위기 문제에 천착해온 연구자들의 노고를 추켜세웠다.
이 의장 또한 아이피시시가 만들어진 1988년부터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를 연구해왔다. 이 의장은 2015년 아이피시시 제6대 의장에 당선돼 지난 20일 발표한 제6차 보고서 작성을 전두지휘했다.
아이피시시는 이번 보고서에서 2011~2020년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전인 1850~1900년보다 1.09℃ 상승했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표면 온도 상승 폭이 20년 내 1.5℃를 넘을 것이라는 지적했다. 이 의장 또한 1.5℃가 넘는 걸 피하는 건 불가피하다며 “기온이 상승해서 ‘뜨거운 맛’을 본 다음에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하에 묻어버리거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온도 상승 폭을 낮추는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다만 “그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는 늘 암울하게 그려지지지만 이 의장은 이번 6차 보고서에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겁을 줘서 기후변화 문제를 뒤집을 수 있는 시기는 끝났다”며 “경제 성장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게 탄소중립의 키, 간단치 않겠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지구 표면 온도 상승을 1.5℃나 2℃로 제한하면 혜택이 비용보다 큰 게 분명하다면서도 “글로벌로는 베니핏(혜택)이 있는데, 개인적·국가적으로는 베니핏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주어진 인센티브에 맞춰서 행동할 때 2℃ 안정화와 일치한다고 하면, 기후변화 문제는 해소된다”며 “중요한 것은 인센티브가 어떻게 정착이 되는가인데, 논의가 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개인적 이익에 따른 행동이 2℃ 안정화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를 아무리해도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1986~1995년 초대 에너지경제연구원장 △1999년 세계에너지경제학회장 △2012년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학원 석좌교수 △2015년~현재 아이피시시 의장 경력이 있다. 오는 7월 아이피시시 의장 임기를 마친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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