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계획된 교통지옥’ 세종시 선택은 시내버스 전면무료화

등록 2023-04-26 07:00수정 2023-04-26 09:03

시내버스 정책 실패로 ‘자동차 도시’돼
2025년 무료화…‘대중교통 도시’ 재도전
세종시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간선급행버스(BRT) ‘바로타’. 이 외의 다른 시내버스 노선은 다양하고 촘촘하지 않아 시민 불편이 크다. 연합뉴스
세종시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간선급행버스(BRT) ‘바로타’. 이 외의 다른 시내버스 노선은 다양하고 촘촘하지 않아 시민 불편이 크다. 연합뉴스

세종시민은 자동차 이야기만 나오면, 말없이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이 신생 ‘교통지옥’을 두고 다들 할 말이 많다.

세종시 환경부 청사로 출퇴근하는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기자가 세종시 어진동 환경부 청사까지 대중교통(버스-지하철-버스)으로 가려면 1시간40분이 걸린다. 자동차로는 30~40분 거리인데다, 갈아타는 번거로움까지 고려하면 자동차를 타는 게 낫다. 문제는 사람 생각이 다 비슷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몰고 나와 거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로 가득 찬다.

세종은 계획도시다. 대중교통 분담률 70%를 상정해 건설한, 국내 최초의 대중교통 중심 도시다. 도시 건설 때부터 일반도로 차선을 줄였다. 대신 간선도로 중앙에 간선급행버스(BRT) 전용차로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와 인도 너비를 넓혔다.

원대한 계획은 실패했다. 도시 설계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뒷받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종과 대전 그리고 오송역을 오가는 간선급행버스가 있지만, 그 외의 시내버스 구간은 다양하지도 않고 배차 간격도 길다.

그 결과, 세종시는 ‘자동차의 도시’가 돼 버렸다. 2020년 인구 38만명의 세종시의 교통 분담률은 승용차 45.4%, 시내버스 7.3%이다. 대중교통 이용률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도시 설계 당시의 이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종시는 지난 2월 “시내버스를 2025년부터 전면 무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버스 노선 전면 개편 △버스 증차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 등의 대책을 내놨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내세운 ‘교통 복지’가 우선이 아니었다. 세종시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노린다고 밝혔다.

세종시가 지난 10일 무료교통 체계 도입을 위해 맡긴 용역 보고서 초안을 보면,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면 2030년 기준 연간 3만7406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1.8㎿짜리 풍력발전소 10기를 돌려야 대체할 수 있는 배출량이다. 연간 경제적 편익은 11억원 정도로 계산됐다. 세종시 하루 평균 승용차 주행거리(38.9㎞)를 토대로 산정한 결과다.

‘대중교통 도시’ 세종의 이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주열 세종시 건설교통국 사무관은 “세종시 버스 통행량 중 약 30%가 광역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즉, 대전과 청주 등 인접 지자체가 같은 정책으로 호응해야 효과가 날 수 있다는 말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무료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장려해야 하는 이유다.

세종/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쪽 “대통령, 21일부터 헌재 모든 변론기일 출석” 1.

윤석열 쪽 “대통령, 21일부터 헌재 모든 변론기일 출석”

‘서부지법 앞 과격시위’ 윤 지지자 2명 구속…법원 “도주 우려” 2.

‘서부지법 앞 과격시위’ 윤 지지자 2명 구속…법원 “도주 우려”

[단독] 김성훈 “윤 지시 따라 비화폰 기록 지워라” 증거인멸 시도 3.

[단독] 김성훈 “윤 지시 따라 비화폰 기록 지워라” 증거인멸 시도

‘법원 난동’ 체포된 내 친구…“회사 잘리게 생겼다”는데 4.

‘법원 난동’ 체포된 내 친구…“회사 잘리게 생겼다”는데

‘총기 사용’ 윤석열 지시에 김성훈·이광우, 기관총·실탄 준비 5.

‘총기 사용’ 윤석열 지시에 김성훈·이광우, 기관총·실탄 준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