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 인근의 항공우주국(나사) 고더드우주비행센터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워싱턴/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더드우주비행센터(GSFC)를 방문해 “한-미 동맹 영역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앞으로 새로운 한-미 동맹 70년 중심에 우주동맹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우주는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그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으며,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양국이 우주동맹을 강화할 것을 합의했다”고 적극 홍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사를 방문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한-미 간 우주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 연설을 진행했다. 연설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패멀라 멀로이 나사 부국장이 ‘우주 탐사 및 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 성명서’에 서명한 이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공동성명서 체결을 두고 “그간 양국의 우주협력이 명실상부한 우주동맹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의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성명서에는 양쪽의 상호 관심 분야로 △우주 통신과 항법 분야에서 나사의 심우주 네트워크 구축에 한국의 심우주 안테나를 활용 △나사가 주도해 개발 중인 달 궤도상 국제적 전초기지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 달 탐사를 목적으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관련이 깊은 내용들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1972년 ‘아폴로 17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재개하는 미국 주도 국제 유인 달 착륙 계획이다. 경제·안보 관점에서 달을 거점 삼아 화성으로 나아가는 게 목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공동 연설에서 “우리는 (양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협력을 확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5월 이미 결정된 사안이긴 하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우리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에 미국 섀도캠을 탑재했는데, (이번 성명 체결을 계기로) 앞으로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한국의 참여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과제 발굴도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 간 우주협력을 새로 설립되는 우주항공청이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과 멀로이 부국장이 서명한 성명서 영문본에는 “나사와 과기정통부는 상호 관심 분야에서의 잠재적 협력에 관한 ‘논의를 계속하기를 바란다’(desire to continue discussions)”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글본은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해 잠재적인 협력 방안을 지속 강구하기로 ‘합의’한다”고 번역돼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문 번역을 하지 않고 실무진이 그냥 번역한 거라서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선 ‘우주동맹 강화’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부풀리기 해석을 단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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