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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엘니뇨=폭염?’ 한반도엔 더위 아니라 비 몰고 온다

등록 2023-05-23 18:10수정 2023-05-24 18:21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이 때이른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평년보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엘니뇨’의 영향이 겹쳐 7~8월에는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덥고 습한 날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 ‘3개월 기상전망’을 발표하며 올여름(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밝혔다.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20%에 그쳤다. 전체적으론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겠지만, 6월에는 비교적 맑은 날이 많고, 7월에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은 등 달마다 조금씩 다른 날씨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8월에는 덥고 습한 날이 이어지면서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동남아시아 같은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40도가 넘는 열파가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5월 한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올여름 한반도에 역대급 ‘폭염’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견줘 3개월 이상 0.5도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로까지 발달하며, 올여름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언론 보도들도 잇따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단 이번 여름은 평년보다 대체로 더 더울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10년 사이 가장 더웠던 2018년 폭염(폭염일수 31일) 수준의 지독한 폭염은 아닐 것이라는 게 기상청 쪽 전망이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2018년 폭염 당시에는 대서양의 온도가 높았다는 특이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서양 온도 구조가 반대 경향을 보인다”며 “폭염일수는 평년 수준(10.7일)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여름 기온 상승은 엘니뇨의 영향 때문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표면 온도 변화와 서아시아 지역의 적은 눈덮임 현상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현재 필리핀해와 남인도양은 평년보다 해수면 온도가 높고, 동인도양은 평년보다 차갑다. 이런 상태가 7월까지 유지되면 열대 서태평양 대류가 활발해지며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고, 우리나라 부근에는 반대로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며 기온이 오른다는 것이다. 또 서아시아 지역 눈덮임이 적었던데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50년 동안 6월 평균기온이 1.4도 상승하고, 북극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었던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엘니뇨는 올여름 더위보다는 강수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전망한 5~7월 엘니뇨 발달 가능성은 60%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여름철인 7월 중순~8월 중순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하고 기온은 도리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엘니뇨의 발달로 우리나라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남쪽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특히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의 예상 강수량은 평년(101.6∼174.0㎜)과 비슷할 확률이 50%, 그보다 많을 확률은 30% 수준이다. 7월은 각각 40%의 확률로 평년(245.9∼308.2㎜)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8월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 50%, 많은 확률 30%, 적을 확률 20%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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