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이 산사태로 초토화된 채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16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시간당 60㎜의 비가 내리는 등 오는 18일까지 충청권과 전북, 경북 북부 내륙에 최대 3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이 발효 중인 상황인 만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이날 예보 브리핑에서 18일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 산지에 비가 100∼250㎜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충청권과 전북, 경북 북부 내륙에서는 많으면 300㎜ 이상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제주도(산지 제외), 울릉도·독도에는 30∼120㎜, 서울·인천·경기 북부, 강원(남부 내륙·산지 제외), 서해5도 20∼6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정체전선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면서 매우 강한 비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까지 전남권과 경상권은 시간당 30∼60㎜(경북권 남부 3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전북은 이날 오후부터 17일 새벽 사이 시간당 30㎜ 안팎, 충청권과 경북권은 17일 새벽부터 낮 사이 시간당 30㎜ 안팎의 비가 예보됐다. 충청권과 경북권, 전북의 경우, 18일 새벽~낮 사이에 시간당 30~60㎜(일부 지역 80㎜)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이 30㎜ 이상인 비를 ‘매우 강한 비’라고 표현하고,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이면 ‘극한호우’라 부른다.
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된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주검을 수습해 물 밖으로 인양하는 등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특히 올해 장마가 시작된 지 20일 만에 전국에 400㎜ 넘는 비가 쏟아져, 이미 한 달 넘는 장마 기간의 평년치 강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번달 14일까지 중부지방에 평균 424.1㎜, 남부지방 422.9㎜, 제주 306.9㎜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평년(1991∼2020년 평균) 장마철 기간 중부지방(31.5일)과 남부지방(31.4일)의 누적 강수량은 각각 378.3㎜, 341.1㎜ 수준이다. 특히 이 기간,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 북부 내륙 일부에선 8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동서로 길게 발달한 정체전선은 17∼18일 북상한 뒤 19일부터 일본 쪽으로 남하할 전망이다. 다만 18일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형성된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우리나라로 접근해 비를 더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에서 “19일은 전국에 비가 오겠고, 비구름대가 남하해 20일은 전남권과 경남권, 제주도, 21일은 제주도에 비가 오겠다”며 “비구름대가 다시 북상해 22일~24일 전국에, 25~26일은 중부지방과 전북에 비가 오겠다”고 내다봤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까지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재해가 발생하는 지역과 앞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일치한다”며 “위험 지역에서는 상황 판단 후 안전을 위해 이웃과 함께 신속한 대피 및 피신하는 등 즉시 안전조치를 시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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