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조감도. 양양군 제공
전국 82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국민행동)이 20일, ‘설악산국립공원 오색 삭도(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결국 시행허가를 받으며 추진된 데 대해 정치인,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허가된 것은 환경과 자연경관 훼손을 외면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해당 사업이 허가되는 데 힘을 보탠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명단을 작성해, 정치인에 대해선 내년 4월 총선까지 낙선운동을 할 방침이라고 했다.
강원도 양양군이 추진하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1982년 계획돼 40년이 넘게 찬반논쟁을 이어왔으나, 국립공원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진척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월 환경부가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 의견을 제시하며 사실상 ‘허가’로 결론이 나고, 지난 13일 국립공원공단이 공업사업 시행허가를 내주며 착공식만 남겨두게 됐다.
정인철 국민행동 상황실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해당 사업이 허가된 것은 (국립공원 등의 자연 생태계와 자연 및 문화경관 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는) 자연공원법이 다루고 있는 개발 사업의 허용선을 넘어선 정무적 결정이며, 환경영향평가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등 환경 관련 법 체계가 무너진 사건”이라며 “법체계를 훼손한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양군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안에 오색케이블카 사업 착공식을 열 계획이다. 이에 국민행동은 명단 공개에 앞서 국립공원공단의 공원사업 시행허가 처분 취소소송을 하고, 공사 현장 저지 시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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