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협상 결과 공유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정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폐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정부가 ‘받아든 과제’인 손실과 피해 기금 공여 문제와 탈석탄 계획에 관해서는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18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화석연료 문구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는데 그럼에도 동료 산유국을 설득해서 합의안을 만든 것은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성공적인 당사국총회였고, 의장국(아랍에미리트)이 노력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대사는 “화석연료 문안이 들어간 것 자체로 큰 성과”라며 “화석연료 관련 언어들이 또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전향적인 언어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당사국총회 최대 관심사로 꼽혔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진 못했으나, ‘10년 이내’란 시기를 명시해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환’(transitioning away)이란 타협안으로 합의가 도출한 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국가별로 격년투명성보고서(BTR)를 제출하도록 했고, 보다 도전적인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립하도록 했다. 이영석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우리는 격년보고서를 내년 말까지 제출하는데, 그 국가별 평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압력과 평판이 상당히 중대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한국의 구체적 기여 여부 등에 대해선 진전된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김 대사는 ‘손실과 피해 기금 기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손실과 피해 기금에 한국이 언제쯤 얼마나 기여를 할 것이냐는 저희가 또 국내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번 제28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손실과 피해 기금에 총 7억9200만달러(약 1조280억원)가 조성된 바 있다. 한국도 손실과 피해 기금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나왔지만, 한국은 이날도 기금 공여를 국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은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3배, 에너지효율 2배 향상 서약(130개국 참여)’, ‘2050년 원자력 발전 3배(22개국 참여) 서약’에 참여한 바 있다. 두 서약의 핵심 취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자는 데 있다. 하지만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방안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개 서약에 모두 참여한 미국과 아랍에미리트는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탈석탄동맹’에도 합류했다. 탈석탄동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 사용을 중단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현재 오이시디 38개 회원국 중 탈석탄동맹에 합류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호주), 터키 등 4개국에 불과하다.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전력지원관은 관련 질문에 “탈석탄을 더 빨리하면 좋지 않겠냐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저희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2050년(이) 기준”이라며 “다만 석탄발전에 대해서도 최대한 감축한다는 입장은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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