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첫날 일본에서 강진이 발생하며 우리나라 동해안에 최고 85㎝ 높이의 지진해일이 밀려왔다. 1993년 이후 31년 만에 국내 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들며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다행히 2일 지진해일 높이가 낮아지면서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이 동해 쪽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인데다, 최근 이 지역에서 지진이 빈발하고 있어 여진 가능성을 비롯해 장기적 지진해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일본 지진으로 인한 동해안의 지진해일 높이가 점차 낮아져 대체로 10㎝ 미만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4시10분께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대지진의 여파로, 강원 동해 묵호에서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최고 85㎝ 높이의 지진해일이 관측되기도 했으나, 상황이 점차로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상청은 “일본 지진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추가 발표되는 지진 정보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본진)을 예고하는 ‘전진’일 수도 있다며 향후 3∼4일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2016년 4월14일 일본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가 이틀 뒤 규모 7.3의 본진이 발생한 점을 예로 들며 “전날 지진이 불행하게도 전진이라면, 더 큰 지진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토반도 북부에선 최근 3년 사이 506회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큰 피해가 없었던 이번을 계기 삼아 지진해일에 대한 더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조선 시대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규모 6 이상 지진이 발생해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들어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며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주민들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도록 대응할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