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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깊은 바다의 기후변화 속도 30년 뒤 7배로 빨라진다”

등록 2020-05-26 17:33수정 2022-01-16 11:04

온난화 따른 생물종 서식영역 이동 예측
해양 표층보다 심해 기후변화 영향 더 커
서로 의존하던 생물들 연대 단절돼 위기
깊은 바다 속 기후변화 속도가 표층보다 훨씬 빨라 생물다양성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는 연구 논문이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깊은 바다 속 기후변화 속도가 표층보다 훨씬 빨라 생물다양성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는 연구 논문이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후변화에 따라 생물종들은 서식 영역을 옮긴다. 생물마다 선호하는 온도 대역이 달라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생물종들은 원래 서식하던 곳과 온도가 비슷한 곳으로 이주해야만 한다. 2009년 미국 연구팀은 온난화에 따른 생물들의 이동 경향을 ‘기후변화 속도’(The Velocity of Climate Change)라는 개념으로 정량화했다. 과학저널 <네이처> 논문에서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중간 수준 정도로 진행될 때 전 지구 기후변화 속도 평균이 연간 0.42㎞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필리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이 기후변화 속도(기후 속도) 개념을 빌려와 해양에 적용·분석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도 2050년께 세계의 깊은 바다 속 기후 속도는 지금보다 7배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네이처 기후변화> 26일(한국시각)치에 실렸다.

깊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점진적인 온난화는 해양 생물들이 해양 표층에서보다 심해에서 기후변화에 덜 노출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연구팀은 기후 속도라는 개념으로 과연 그러한지 분석했다. 결과는 아니었다. 연구팀은 현재(1955~2005년)의 기후 속도가 해양 표층에서보다 심해에서 훨씬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표층의 기후 속도는 매 10년 12㎞인 데 비해 해수면에서 200∼1000m 깊이의 중층표영대만 6㎞/10년이었을 뿐, 상부심해표영대(1∼4㎞)는 24㎞/10년, 하부심해표영대(4㎞ 이하)는 43㎞/10년이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기후예측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전지구 대기모형인 ‘접합 대순환 모델 5’(CMIP5)을 사용해 미래(2050∼2100년)의 기후 속도를 예측했다. 분석 값은 놀라웠다. 세계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려 노력해 온실가스 배출이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하고 또 2100년까지 지속된다 해도(대표농도경로 RCP2.6 시나리오) 기후 속도는 모든 심해 층위에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변화가 심한 곳은 중층표영대였다. 이 층위의 기후 속도는 현재보다 무려 7배가 빨라졌다. 현재는 표층보다 기후 속도가 절반 정도밖에 안 되던 것이 2050년께면 역전돼 표층에 비해서는 8배 빠를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생존을 위해 서로 의존하던 생물들을 강제로 이동하로록 해 유대를 단절시킴으로서 생물다양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일본 호카이도대 기후생태학자 조지 가스시아 몰리노스 교수는 “심해의 다양한 생물들은 훨씬 안정적인 열적 환경에 적응해왔기 때문에 훨씬 더 위험에 놓이기 쉽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오스트레일리아 퀸즈랜드대 앤서니 리처드슨 교수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중층표영대에 서식하는 참치는 표층 가까이에 살고 있는 플랑크톤에 의존하고 있다”며 “다양한 층위에서 기후 속도가 일정하지 않을 뿐더러 생물종들의 이동 방향도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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