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월 세계 평균기온 역대 2위
올해 1∼6월 세계 평균기온이 역대 2위로 높아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돼 10년 뒤 ‘뜨거운 해’ 순위를 꼽을 때 올해가 10위 안에 못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노아)은 15일(한국시각) “2020년 6월의 세계 평균기온은 노아가 기상관측 기록을 시작한 1880년 이후 141년 동안 3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6월 평균기온이 올해보다 높았던 때는 2016년과 2019년이다. 두 해는 현재 ‘뜨거운 해’ 1위와 2위이다. 또 1월부터 6월까지 평균기온이 올해보다 높은 해도 2016년이다.
올해 6월은 20세기 평균 15.5도보다 0.92도가 높았다. 지난달은 20세기 평균기온보다 높은 6월로는 44번째, 달로는 426번째였다. 2014년 이후 7년이 ‘가장 따뜻한 6월’ 1위부터 7위에 모두 들었다.
기후학자들 “2020년 최고치 전망
2030년엔 10위권 밖 밀려날 수도”
상반기 세계 평균기온 역대 2위
한국은 기상관측 이래 제일 높아
시베리아 이상고온·북미 열파 등
폭염 지속 땐 ‘1위’ 확실시되지만
온난화 영향 ‘매년 순위 경신’ 유력
우리나라는 6월은 평균기온(22.8도)과 평균 최고기온(28.0도)이 전국 45개 지점의 과학적 기상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폭염일수(2일)도 평년(1.4일)보다 많아 역대 1위였다. 부산에서는 116년 만에, 강릉은 109년 만에 6월 평균기온 극값(1위)이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평균기온도 11.7도로 1973년 이래 역대 1위로 기록됐다.
최근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과 7월 북미 대륙의 열파 파동 등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되면 올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아 연구팀은 지난 3월 올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75%, 역대 5위 안에 들어갈 확률이 99.9%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올 여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가 평년보다 2배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7월 들어 블로킹에 의한 한기 남하로 기온이 내려갔지만 정체전선이 물러간 뒤 7월말∼8월 중순에는 폭염의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세계 기온의 고공행진이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될지는 라니냐 발달 여부에 달려 있다”며 “현재 중립범위에 있는 라니냐의 강도가 애초 예상보다 강해지지 않아 겨울철에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안 되더라도, 최근 7년이 가장 뜨거운 해 7위 안에 모두 들어갈 것은 확실해보인다. 현재 세계 연평균기온 1위는 2016년으로 2019년, 2015, 2017, 2018, 2014년이 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2019∼2028년 모두 ‘뜨거운 해 10선’에 들 확률 75%
하지만 기후학자들은 10년 뒤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 10위 안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산하 국립환경정보센터의 앤서니 아구에즈 연구팀은 1975년부터 2018년까지 44년 동안의 기온 추세를 온난화 추세와 연동해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2019년부터 2028년의 10년이 모두 ‘뜨거운 해 10선’에 들어갈 확률이 75%에 이르며, 일부 연도가 빠지고 대부분이 들어갈 확률은 99%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최근 <미국기상학회지>에 밝혔다. 아구에즈는 “획기적인 대책이 없다면 다음 10년의 거의 모든 연도가 ‘뜨거운 해 10선’에 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화산 폭발이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뿜어댄다면 냉각효과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따뜻한 해 기록을 깨려면 어마어마한 화산 폭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