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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로 느려진 바람…“동북아 공기 나빠진 원인”

등록 2020-09-03 14:56수정 2022-01-13 17:12

광주과학기술원 윤진호 교수 연구팀 확인
지난 60년 동안 풍속 감소하고 대기안정도 증가
“정부 대기오염 저감 노력에도 고농도 발생한 원인”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어느날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미세먼지로 덮여 뿌옇게 보인다. 광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어느날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미세먼지로 덮여 뿌옇게 보인다. 광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기후변화로 인해 동북아시아 지상 풍속이 약해져 우리나라 대기질이 계속 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은 3일 “지난 60년 동안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2∼5월, 늦은 겨울부터 봄철에 지상 풍속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대기가 점점 더 안정화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동북아시아 지상 풍속과 정적 안정도의 장기 변화로 한반도의 대기질이 나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미국 유타대, 국립해양대기청, 메릴랜드대, 중국 서북친환경자원연구소,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구원 등과 공동연구한 논문은 대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대기환경> 최근호에 게재됐다.

1958년부터 2016년까지 한반도 서쪽 지역 지상 풍속(검정선)과 정적 안정도(빨강선)의 시계열 변화추세를 보여준다. 한반도 서쪽지역에서 2월부터 5월까지 정적 안정도가 증가하고 풍속이 감소해 대기가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장기간 늦은 겨울부터 봄철까지 대기 안정화가 지속돼 대기질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1958년부터 2016년까지 한반도 서쪽 지역 지상 풍속(검정선)과 정적 안정도(빨강선)의 시계열 변화추세를 보여준다. 한반도 서쪽지역에서 2월부터 5월까지 정적 안정도가 증가하고 풍속이 감소해 대기가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장기간 늦은 겨울부터 봄철까지 대기 안정화가 지속돼 대기질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연구팀은 1958년 이후 60년 동안의 장기간 관측 데이터와 여러 개의 전지구 기후모델인 ‘접합대순환모델5’(CMIP5)를 사용해, 과거보다 최근 들어 대기안정도가 강해졌고 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임을 확인했다. 접합대순환모델5는 가장 최근 개발된 기후예측 프로그램(모델)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탄소를 적절하게 감축해도 북극은 다른 저위도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지속된다.

또 정적 안정도 증가는 한반도,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넓은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대기안정도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에 따라 약간 상이하지만 여전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대기가 안정되면 중국으로부터 장거리 수송된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갇히면서 미세먼지가 훨씬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근래 발생한 고농도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진호 교수는 “대기안정도가 증가하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대기오염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가 여전히 보고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대기가 점차 정체한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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