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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차 막혀, XX들아” “집에 처박혀 있어”…그들이 왜 나왔는지 아시나요?

등록 2015-06-16 20:17수정 2015-06-16 21:39

장애인들 ‘그린라이트 선전전’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도로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거리시위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도로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거리시위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휠체어를 탄 장애인 7명과 장애인 활동가 등 10여명이 서둘러 횡단보도 중간에 늘어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를 폐지하라.” 다급한 외침이 몇 차례 나오지도 못했는데 신호등은 금세 빨간불로 바뀌었다. 휠체어에 탄 장애인들은 횡단보도 한가운데 그대로 남아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펼침막을 들었다.

“차 막히는데 ××들이 나와서 난리야!” 요란한 경적 소리와 함께 일부 운전자들의 사나운 욕설이 날아들었다. “집에나 처박혀 있지 왜 나와서 길을 막아!” “정부가 주는 복지 혜택으로 잘 먹고 잘 살면서 뭘 더 바라!” 일부 운전자들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무슨 일인지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일부는 차선을 바꿔 조용히 비켜가기도 했다.

‘우리에게 초록불을 켜달라’ 의미
서울 도심 출퇴근길 횡단보도서
“장애등급·부양의무제 폐지” 외쳐
‘잠깐의 불편’ 준뒤 자진해산
“우린 평생을 불편·억압속 살아
3년간 농성의 이유 알리고 싶어”

지난 15일 퇴근시간에 접어든 오후 6시10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7번 출구 앞 횡단보도. 광화문 방향 4차선 도로를 장애인들이 20여분간 ‘점거’했다. 등급에 따라 복지서비스 차별을 두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정부에 촉구하기 위해서다.

211개 장애인·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공동행동)은 2012년 8월21일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농성 1001일째인 지난달 18일부터는 출퇴근 시간대에 도로 기습점거를 하고 있다. 한달여 동안 왕십리·영등포·서울시청·종각·성신여대입구·신당·태릉입구·노원·건대입구역 등 서울 전역에서 19차례나 점거와 욕설이 반복됐다. 장애인들은 ‘우리들에게 초록불을 켜달라’는 의미에서 ‘그린라이트 선전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평생의 불편’을 겪고 있는 이들은 시민들에게 ‘잠깐의 불편’을 준 뒤 자진해산한다. 경찰도 ‘그린라이트 선전전’이 시작되면 해산 절차를 밟는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다. 이형숙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16일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막히고 약속시간에 늦는 등 불편이 있는 것을 알지만, 장애인들은 평생을 그런 불편과 억압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광화문역 지하에서 3년간 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공동행동은 광화문역 농성 3년이 되는 8월21일까지 95일간 서울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이런 선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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