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신씨
1989년 ‘한국관광공사 장애인 1호’ 정복신씨 ‘산업포장’ 수상 소감
지체 1급 장애인으로 ‘한국관광공사 1호 장애인 노동자’인 정복신(54·복지관광팀 과장)씨가 6일 서울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2016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정씨는 2012년 ‘해외관광 홍보 사진전’을 기획해 재외공관 120곳에서 한국을 알리는 사진전을 여는 데 기여했으며 2014년엔 ‘한식 홍보 포스터’ 공모도 기획해 그해 열린 ‘파타(PATA)골드 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았다. 특히 2015년에는 장애인·어르신·영유아 동반가족 등 취약계층 관광 활성화 사업을 담당하며 ‘열린 관광지’ 공모 및 시설 개보수 지원사업을 통해 관광지 시설 접근성 개선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국가대표 사격선수로도 활약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땄다.
지난 6일 수상식장에서 만난 정씨는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 고 이계익 전 사장님이 계셨으면 함께 축하해주셨을 텐데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989년 그가 관광공사에서 일하게 된 것은 고인의 강력한 의지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만해도 장애인고용촉진법이 마련되기 전이어서 인식도 부족했고 반발도 심했다. 이 전 사장은 “우리나라가 이제 장애인올림픽도 열었으니 사회전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우리 공사가 솔선수범해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자”며 이사회를 설득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입사 열흘 만에 이 전 사장이 중도 퇴임을 했다. 떠나는 날, 그는 정씨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준 게 아닌지 모르겠다. 직장 안에서 편견이 심할 터인데 열심히 버텨야 한다. 당신 한 명의 취업이 아니라 장애인 전체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라도 참아내야 한다”며 사명감을 심어주었다.
“내가 만약 중도에 그만두면 ‘장애인은 워낙 저렇게 약해 빠졌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참고 또 참았어요. 초기엔 정말 힘든 일들이 많았 거든용.” 정씨는 일반인과 같은 업무를 자원해 19년 동안 사진자료실에서 근무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