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중심의 확산세를 바탕으로 연이틀 2천명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이 같은 확진자 규모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있고 예방접종 확대로 이달 중순부터 감염 전파 차단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지난 6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이 확대되고 추석 연휴 기간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대규모 이동이 예정되어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49명, 위중증 환자는 36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2048명과 비슷하게 2천명대 발생이 이틀째 이어졌고, 위중증 환자는 21명 줄었다. 특히 이날 수도권 확진자 수가 1407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68.7%를 나타냈다. 전날 1476명(73.3%)보다 소폭 줄었지만,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다양한 시뮬레이션의 공통 결론은 정부의 목표대로 예방접종이 확대된다면 9월 중하순부터 전파 차단과 중증도 감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온다는 것”이라며 “다만 방역을 유지하며 긴장감을 가진다는 전제로 분석한 모형으로, 9월 한달 동안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은옥 건국대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27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누리집에 공개한 코로나19 수리모델링 분석을 보면, 거리두기 등 현재 상황을 유지할 경우 당시부터 2주 뒤인 9월10일께 국내 발생 확진자는 1810명, 중증환자 353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시나리오는 이달 말까지 18~49살의 85%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정부가 추산하는 실제 접종률은 84%다. 정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810명은 주말에 1400~1500명대로 감소했다가 주중에 1900~2000명대로 증가하는 주간 확진자 수의 평균 수치로, 연이틀 2천명대가 나온 것도 예측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지난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사적모임 인원확대를 포함해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는 조처를 4주 동안 연장하면서 “현재의 방역강도를 유지하며 예방접종을 확대하는 경우, 5일부터 20일께까지 환자 수 약 2000~2300여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접종완료자를 포함한 사적모임 인원확대와 추석 연휴 등으로 유행 규모를 줄이기가 쉽지 않아, 유행 확산을 막고 의료체계를 보완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접종률이 당장 9월엔 유행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백신 인센티브로 사적모임 인원수가 늘어나고, 추석 연휴가 예정되어 있어서 현재보다 유행을 줄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 확진자가 1000~1500명 정도에서 급증하지 않고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단계적 일상 회복’ 같은) 점진적인 완화를 해나갈 기회가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훈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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