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왼쪽)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시행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60살 이상 고령층의 확진이 다시 증가함에 따라 2월 말부터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요양병원·시설 입소자 감염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0살 이상 확진자는 1월 넷째주 8.0%, 2월 첫째주 9.2% 2월 둘째주 11.7% 등 매주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주요 집단감염 사례 25건 중 20건(80%)이 요양병원·시설, 노인시설 관련 감염이었을 정도로 요양시설 감염 발생도 늘고 있다.
4차 접종은 고위험군 3차접종이 시작된 지 약 4개월 만에 시행된다.
국내에선 지난해 10월12일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 종사자부터 3차 접종이 진행됐다. 75살 이상과 노인시설 입소·이용자 및 종사자 등은 10월25일, 면역저하자는 11월1일부터 3차 접종이 진행됐다. 요양병원·시설 등도 11월10일부터 자체 접종이 이뤄졌다.
정부는 재택치료 중인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여력도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권 1차장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된 지 3주 만에 확진자가 10배로 늘어 최근에는 연일 5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60세 이상 고위험군 확진자는 매일 6천여명씩 발생하고 재택치료자는 누적 23만여명으로 늘었다”고 현재 유행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확진자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누고,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이 큰 60살 이상 등 집중관리군에 대해서 검사와 치료체계를 집중하고 있다”며 “재택치료 중인 집중관리군을 20만명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의료기관을 674개까지 확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집중관리군 위주로 20만명의 관리대상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집중관리군에 해당하는 이는 7만여명으로 이날 7233명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어 권 1차장은 “코로나 진료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에서 전화 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참여 의료기관을 4400여개로 늘렸다. 대면진료를 위해 112개의 외래진료센터를 확보하고, 응급전용병상과 응급실 내 코호트격리구역을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분만이나 투석, 소아환자 등 특별한 치료를 위한 의료기관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세금 납부 부담을 고려해 지방세의 신고‧납부기한과 징수 등을 최대 1년까지 연장, 유예한다. 코로나19로 입원하거나 격리된 사람의 생활비 지원을 현재의 가구 구성원 수가 아닌 가구 내 실제 격리자 수를 기준으로 바꾼다. 또 재택치료자 추가 지원과 유급휴가비 지원 상한액도 현실에 맞게 조정하기로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