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 부실 논란과 관련해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연일 20만명을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두번째로 치러지는 주요 선거다. 이번 선거에선 처음으로 확진자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 일각에서는 투표용지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이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종이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희의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투표 절차를 보면, 확진자 등은 정해진 시간에 확진자용 임시기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투표용지를 준비된 임시봉투에 넣어 선거사무원에게 전달한다. 이를 받은 사무원은 정당참관인이 보는 앞에서 바구니·상자 등을 이용해 이를 옮긴 뒤 임시봉투를 뜯어 투표용지만 투표함에 넣는다. 이후 투표함은 별도의 소독행위 없이 개표소로 옮겨지고 개표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투표용지를 만진 개표원이나 사무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초기 비대면 거래로 택배 물량이 증가하면서, 국외에선 종이 등에 묻은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생존하는지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학 연구진 등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관련 연구 결과를 게재했는데, 이론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하루 동안 두꺼운 종이(판지)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양은 3시간 반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종이에 생존한다 하더라도 투표용지를 통해 감염될 확률은 사실상 ‘0’에 가깝다고 말한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종이에)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감염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종이에서 24시간 살아 남았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에서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며 “현실적으로는 종이에 있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종이를 통한 감염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택배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나라도 있다. 앞서 지난 1월 중국은 중국 내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해외 우편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해외 직구 자제하기 △해외 택배 개봉시 마스크·일회용 장갑 착용하기 △집 밖에서 택배 포장지 뜯기 등의 주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개표원에게 전신보호복, 안면보호구, 니트릴 장갑 등 4종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게 할 예정이다. 그 외 요원들 역시 일회용 장갑,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상시 착용한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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